"신지예 나가라"던 여명 "선대위 청년본부장, 사퇴하겠다"

입력
2021.12.25 15:15
"비판해왔던 모든 것들을 옹호할 수는 없다"



여명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청년본부장이 25일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제가 비판해왔던 모든 것들을 옹호할 수는 없다"는 사퇴의 변을 남기고서다. 여 본부장은 최근 국민의힘 선대위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사퇴를 전날까지 촉구해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악성 페미니즘, 민노총과 한통속인 공공노조, 이석기를 구명해달라는 비전향 좌익인사까지, 제가 비판해왔던 모든 것들을 옹호할 수는 없다"며 "청년본부장직을 사퇴한다"고 썼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캠프 대변인 출신인 여 본부장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

다만 여 본부장은 "저는 우리 당이 강령에 담고 있는 정신과 보수 진영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삶을 이어나가겠다"며 "국민의힘 선대위의 성공을 여전히 바란다"고 말했다. "정권교체가 우리 당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설 자리가 아닌, 매일 밤 가슴 탕탕치며 잠 못드는 우리 국민 모두의 열망임을 잊지 않는 선대위이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신지예 향해 "쓸 수 없는 카드" 직격

여 본부장은 최근까지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영입을 거칠게 비판해해왔다. 전날 페이스북에서 그는 "그녀(신지예)는 '내 목소리를 지우지 않을 것'이라며 자존심을 세웠다"며 "그렇다면 국민의힘 당론인 탈원전 중단 및 원전 강화, 귀족강성노조 타파, 퀴어축제 반대, 재개발·재건축 전면 허용 등 신씨가 비판해 온 모든 가치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보일 건가"라고 물었다.

이어 "나는 신씨가 많이 지친 상태라 본다. 사실상의 양당제 구도인 한국에서 그녀가 몸담고 있던 녹색당으로서는 집권해 주류세력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기에 거대정당으로 들어가 뜻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며 "차라리 그렇게 솔직하게 말했더라면 역하지나 않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지난 4년간 반성과 쇄신을 거듭하며 상식 있는 청년들의 지지를 이제 겨우 받기 시작했는데, 청년들은 신씨의 합류로 인해 '왜 국민의힘을 굳이 뽑아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강한 회의감에 사로잡혀 있다"고도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신 수석부위원장을 "국민의힘으로서는 쓸 수 없는 카드"라고 규정하면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그 말이 진심이라면 신씨 스스로 선대위에서 나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