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등으로부터 수사를 받아온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사망과 관련해 "수사 과정이 연원이 돼서 극단적 선택을 하신 것 같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SBS에 출연해 전날 김 처장의 사망과 관련한 질문에 "가족들이 얼마나 황망하겠나. 이제라도 편히 쉬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제가 (사망 경위 등) 상황도 정확히 모르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것 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처장과의 인연에 대해선 "도지사 시절 대장동 개발이익을 5,500억 원 확보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거짓말'이라는 이유로 기소돼서 재판을 받았을 때 처음 알게 된 분"이라며 "(재판 대응을 위해 사업의) 세부 내용을 주로 알려줬던 분으로 재판받을 때 전화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사업 개발이익 5,500억 원 환수'를 홍보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해 11월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야권이 제기하는 김 처장 사망에 대한 책임론에는 "한때 부하 직원이었고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셨으니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겠다"며 도의적 책임을 밝혔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 특검과 관련해선 "빨리 해서 확실하게 전모를 밝히는 게 낫다"며 "이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요청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된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 의혹을 특검 수사범위에 포함하는 등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반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국민의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지금 즉시 민주당에 특검 실시를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수사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대장동 의혹 관련자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김 처장이 두 번째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 사망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비통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형언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고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 이상 소중한 목숨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성기자협회 창립 기념식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그분 생각 아니겠냐"라며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원 본부장은 전날 김진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장동 수사를 밀어붙이려 하자, 이 후보 측이 김 전 수석 아들의 입사지원서 문제를 터뜨려 김 전 수석 사퇴로 몰아갔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