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열 중 셋은 타지 거주자에 의해 매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규제를 피한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비수도권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20일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매매 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 59만7,557건 중 외지인 거래량은 17만5,194건(29.3%)이다. 아직 11월과 12월 거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그간 외지인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18.2~24.4% 수준을 유지해왔다.
지역별로는 충청권과 강원, 세종의 외지인 매입 비율이 높았다. 충남은 올해 전체 아파트 거래 3만6,272건 중 1만5,547건(42.9%)이 외지인이 사들인 거래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 39.7% △충북 39.4% △세종 38.4%가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 17.3% △부산 18.3% 등은 외지인 거래 비중이 낮았다.
업계에선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 풍선효과로 충청권과 강원 등 인근지역으로 외지인의 투자 수요가 쏠렸다고 풀이한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면서 상승 호재가 있는 비규제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택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던 강원 지역도 최근 KTX 개통 등 교통호재로 서울 접근성이 높아지고 바다 조망권 선호가 증가하면서 외지인 수요가 늘었다"며 "반면 이미 집값이 비싸고 대다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대구와 부산은 외지인 유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최근 들어 지방까지 주택 가격이 급등한 데다 내년에는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어 외지인 투자도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권일 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지방의 집값도 많이 뛰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고 큰 정치 이슈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외지인의 투자수요도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