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고객경험'에 집중하겠다."
다가올 신년을 앞두고 제시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 화두는 이번에도 고객의 눈높이에서 출발했다.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왔던 고객 중심 경영의 연속선상이다. LG 서비스 등을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다.
20일 전 세계 LG 임직원들에게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란 제목으로 보내진 구 회장의 이메일 신년사 내용의 핵심이다. 디지털 영상을 첨부한 이 이메일은 영어와 중국어 자막 버전으로도 준비됐다. LG그룹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면서 한 해를 정리하고 차분히 새해를 준비해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이례적으로 연말에 신년사를 전달하게 됐다"고 구 회장의 이메일 전송 배경을 설명했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첫 신년사를 냈던 2019년부터 고객 가치 경영 철학을 전하고 있다. 2019년엔 ‘LG만의 고객 가치’를 강조했고, 지난해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올해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도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더 나아갈 방향이 있다”며 고객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우리는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한편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여러분의 고민과 실천 덕분에 고객들은 변화된 LG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또,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며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어야 한다”면서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 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가치있는 고객경험’을 위한 출발점으로 △고객을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LG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단계의 여정을 살펴 감동할 수 있는 경험 설계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 형성 △계속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