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리스 부통령 “오미크론 예상 못해” 실토… 바이든 정부 코로나 19 대처에 의구심

입력
2021.12.20 14:35

카멀라 해리스(사진)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델타·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 독립선언'에 이어, 미국 정부의 코로나 19 대처 능력에 의구심이 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수습에 나섰지만 실망감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가 올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대응에 대한) 조언과 방향에서 우리가 의존하는 과학자 대부분도 델타 변이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올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것(변이를 예상 못한 것)이 끔찍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본질이고, 밝혀진 바대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가 나왔다"고 말했다.

델타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도 바이든 정부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실토한 것이다. 의학계도 델타와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이같이 크고, 광범위할 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 19 대응에 실책을 드러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코로나 독립선언’을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더 이상 우리나라를 마비시키지 않는다”며 “이것(코로나19)은 우리의 권한 내에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시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이미 상당한 위협이란 것을 경고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에 더한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에 지나친 낙관론에 기대고 있었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은 해리스 부통령 발언에 "코로나에 대처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에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에 파우치 NIAID 소장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 변이 숫자는 어마어마하고 아무도 그렇게 많을 줄은 예상 못했지만, 우리는 잘 준비했고 변이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내뱉은 해리스 부통령의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