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대선후보들이 '가족 리스크'로 진땀을 흘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가족 의혹을 포함해 비호감도가 높은 두 후보들에 비해 '도덕성 우위'를 부각시키려는 포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각 정당과 언론단체 추천 인사로 구성된 '후보 합동 검증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여야 후보 및 가족에 대한 의혹을 초당적 기관에서 검증함으로써 '네거티브 선거전'을 막자는 취지다.
안 후보는 "기득권 양당 후보들은 자신과 가족 문제로 국민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며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가 아니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겨냥해선 "누가 더 못났나, 누가 더 최악인가를 다투고 있다"며 "대선에 1차 서류 심사가 있었다면 벌써 떨어졌을 후보들"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안 후보는 검증위와 관련해 "각종 의혹에 대한 자료를 검증하고, 후보를 초청해 도덕성과 비위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선을 80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검증위 설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이대로 간다면 남은 80일 동안 네거티브 공방만 하다 끝날 것"이라며 "(의혹 검증은) 검증위에 맡기고 각 후보의 자격과 비전, 정책 검증을 통해 국민들이 나라의 미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도 재차 촉구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70대 이상이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형집행정지 자격 요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한 이러한 요구는 두 전직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 후보의 경력을 드러내는 동시에 보수층 구애를 의도한 것이다. 실제 안 후보는 이날부터 나흘 동안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훑으며 '보수층 공략'에 나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새로운물결'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초대 당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바뀌겠나"며 "수신(修身)도 제가(齊家)도 없이 치국(治國)을 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물결은 부패를 쓸어버리는 물결, 기득권 둑을 허물고 더 고른 기회를 만들어내는 물결, 기득권 양당 정치를 바꾸는 물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