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환자가 이틀 연속 1,000명대를 이어갔다. '위중증 1,000명 선'은 앞서 방역당국이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언급한 수치다. 이 이상 넘어가게 될 경우 코로나19 환자 치료냐, 다른 환자 치료냐를 두고 선택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봤다. 의료체계가 한계에 도달하면서 '이제 함부로 아파서도 안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보다 9명 증가한 1,025명이었다. 전날 위중증 환자 1,016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 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또 한 번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78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4,722명이 됐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1000명 돌파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선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00~7,000명대를 기록했다. 확진자층이 두껍게 쌓인 만큼 위중증 환자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2주간 위중증 증가율은 40%를 넘는다.
여기다 확진자 중 60대 비중이 상당히 많다. 지난 16일 기준 60대 확진자는 1,506명으로 전체 신규 확진자의 20% 수준이었다. 60대 확진자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작한 11월부터 늘었다. 지난 9월엔 200명 선이던 60대 확진자가 1월엔 600명 선으로, 다시 최근엔 1,500명 수준으로까지 올랐다. 지금은 전 연령대 가운데 60대 확진자가 가장 많다.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0대 확진자의 증가는 결국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이어진다. 아무래도 이들은 감염병에 좀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전체 위중증 가운데 33%, 사망자 가운데 15%가 60대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60대는 사회생활을 유지하면서 고위험군에 속하는 연령대"라며 "인구집단 전체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한 추가 접종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60대의 3차 접종률은 47.2%로 70대(68.6%)와 80대 이상(66.3%)에 비해 아직은 낮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일반 중환자나 응급환자 치료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사례는 넘쳐난다. 최근 인천에 사는 60대 여성 A씨는 PCR 검사 후 가슴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심근경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할 수 없었다. 해당 병원에는 '격리 병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부인과도 그렇다. 최근 서울의 한 산모는 수도권 산부인과의 격리 병상 부족 때문에 출산을 위해 충청도까지 이송되기도 했고, 재택치료 중이던 코로나19 확진 산모가 전담병상을 찾아 병원 16군데를 헤매다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앞서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을 경우, 일반 진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각 병원별로 보유한 중환자실의 40~50% 정도를 코로나 병상으로 돌려놓은 상황인데, 위중증 환자가 자꾸 늘어나면 결국 일반 환자의 병상을 빼앗아 와야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분간은 버텨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부터 시행된 거리두기 강화가 확진자 규모 자체를 줄여야 한다. 지금으로선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어떤 병으로라도 일단 아프면 안 된다"는 게 최선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