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혁신' 공부하는 우정사업본부…"AI·로봇 도입해 더 빠른 배송"

입력
2021.12.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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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신임 우정사업본부장 취임 첫 인터뷰
물류 시스템 효율화 위해 ICT 기술 적극 도입

"아마존의 물류 혁신 시스템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킹 대상부터 분명했다. 경쟁 상대인 선진국의 우정 기관이 아닌 곳에서 롤 모델을 찾아간 게 이례적이었지만 그의 판단은 확신에 찬 듯했다. 현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의 전면 도입을 선결 과제로 내세운 손승현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의 출사표는 그랬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최종 배송까지 최소 2주의 시간이 걸렸던 미국에서 당일 배송 시스템 구축과 함께 물류 혁신에 성공한 아마존을 본보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실장급)으로 취임한 손승현 신임 본부장은 21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본보와 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 국민들에게 더 신속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과기부 ICT 업무 두루 거쳐...디지털 전환 적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지속된 거리두기로 물류 시스템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하면서 디지털 혁신의 전환 속도도 빨라지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과 4차산업혁명위원회 지원단장 등을 지내면서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알려진 손 본부장이 우정사업본부의 디지털 체질개선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다.

손 본부장은 "전국 물류를 하다보면 물량이 몰리는 지역과 시간이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류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통합관제를 하고, 물류 상하차를 자동화하거나 로봇으로 배달하는 등의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우선 2024년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주소, 우편번호 등에 대한 필기체 및 음성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 반복학습(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엔진 도입과 함께 무인으로 우편물 접수가 가능한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또 AI 기술로 적재 우편물의 종류와 상태를 인식하고, 3차원(3D) 공간 인식 기술을 접목한 로봇이 자동으로 소포 구분 기계에 투입하는 소포 하차 자동화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디지털 시대에 갈수록 축소되는 우편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모바일 우편함 등 전자문서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손 본부장은 "모바일 고지 및 발송은 네이버, 카카오 등이 적극 하고 있지만 이들은 온라인상에서의 서비스만 수행할 수 있다"며 "반면 우리는 전자문서를 온라인으로 발송하고, 이를 받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직접 출력해 집배원이 배달할 수 있는 인프라가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 본부장은 또 물류 곳곳에 IT기술을 전격 도입하면서 집배원의 근로여건도 대폭 개선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집배원의 주 5일 근무체계를 정착하는 한편 우편물 중간보관소를 확대하거나 배달 위험지역 등을 고려한 배달장비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위한 '공적 배달' 확대 추진"

비대면 환경이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장년층, 장애인 등은 디지털 소외계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손 본부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포용 역시 공공기관으로서 우정사업본부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손 본부장은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각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필요한 복지품 등을 배달하는 공적 배달 업무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며 "금융사업에서도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취약계층을 위한 오프라인 창구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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