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종양인 자궁근종이 4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6~2020년 자궁근종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파악한 결과다.
자궁근종 질환의 연령대별 진료 인원 구성비(2020년 기준)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 인원(51만5,000명) 가운데 40대가 37.5%(19만3,000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32.1%(16만5,000명), 30대가 16.0%(8만2,000명)의 순이었다.
자궁근종 환자는 2016년 34만3,000명에서 2020년 51만5,000명으로 17만2,000명이 늘어나 연평균 10.7% 증가했다.
자궁근종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활발한 가임기 여성이나 초경이 빠를수록 자궁근종 위험이 증가한다. 반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기에는 발생 위험이 줄고, 근종 크기도 줄어든다.
또한 에스트로겐 함유 피임약 복용, 폐경 여성의 호르몬제 복용, 과체중 및 비만 여성은 자궁근종이 생길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궁근종은 발생 위치에 따라 △근층 내 근종(자궁 근육층에서 발생) △장막하 근종(자궁 바깥쪽 점막에서 발생) △점막하 근종(자궁 안쪽에 발생) △유경성 근종(자궁 바깥쪽으로 줄기를 형성해 매달린 듯 발생) 등으로 나뉜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무증상이고 3분의 1 정도만 월경 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재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월경 과다와 그로 인한 빈혈 등이 제일 흔한 증상이고, 월경 주기가 아닌데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근종 괴사, 염증성 변화 등으로 인해 급성 통증이나 골반 통증을 일으키기도 하며, 근종에 의한 압박 증세로 방광이나 요관을 눌러 배뇨 곤란ㆍ빈뇨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단은 우선 골반 진찰을 시행하며, 초음파검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또한 점막하 자궁근종 진단을 위해서는 생리식염수를 자궁강 내에 주입해가며 초음파검사를 하는 초음파 자궁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 밖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자궁근종이 있어도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정기검진만 받으면 된다.
한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이 생겼지만 증상이 없다면 6~12개월에 한 번씩 산부인과에서 정기검진해 근종 크기가 크게 변하지 않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며 “다만 통증이나 압박감, 과도한 출혈, 난임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법은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약물 치료는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효능제(GnRH agonist)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자궁근종에 의한 월경 과다를 조절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 자궁 내 피임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수술 치료는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절제술이 있다. 자궁동맥색전술, 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 자궁근종 동결용해술,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ㆍ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e)로 치료하기도 한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이 자궁 내막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한데, 근종이 자궁 내막에 붙어 있거나, 자궁 내막을 누르고 있거나, 자궁 내막 아래로 튀어나와 있다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 양이 상당히 늘어나므로 이럴 때에는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