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중부 지역을 휩쓴 토네이도(회오리 바람)로 8명이 숨진 한 양초공장 근로자 100여 명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측이 토네이도가 들이닥치기 직전 ‘해고’를 운운하며 작업을 강행하도록 하고, 대피를 방해해 직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 양초공장 직원 110명은 "토네이도가 불어닥칠 위기에도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일하도록 지시해 안전관리를 소홀히했다"며 전날 메이필드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직원들은 사측이 미국 직업안전보건국(OSHA)의 산업안전보건 관련 지침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낸 직원들은 토네이도가 공장을 덮치기 3시간 전 경고가 있었지만, 회사가 이에 적극 대처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장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고 한창 가동 중이었다. 때문에 직원들을 대피시켜야 할 시점에 작업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미국 NBC방송에 "일부 직원들이 관리자에게 작업장을 떠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관리자가 '(작업장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은 "첫 번째 경보와 두 번째 경보 사이에 3~4시간 정도의 틈이 있었다"며 "(그 시간에) 팀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잠시 복도와 화장실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가, 모두 다시 일터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회사는 즉각 반박했다. 직원들의 대피를 막은 적도, 협박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양초공장 사측은 "우리는 직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관리자들의 해고 협박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관리자들은 연방재난관리청과 산업안전보건청의 지침에 따른 비상안전훈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 정부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 조사 결과가 이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앤디 베셔 주지사는 "8명이 숨진 메이필드 양초공장에서 안전 수칙 위반은 없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14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해당 양초공장이 있는 켄터키주는 이번 토네이도로 가장 피해를 크게 입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난 13일 기준 주 내에서 최소 74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명 이상은 행방불명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