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52)씨는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높다는 판정을 받았다. 공복 혈당이 지난해 보다 높은 123㎎/dL로 정상치(100㎎/dL 미만)보다 높았다. 건강검진센터의 의사는 약물보다는 식사 조절과 운동을 더 열심히 하라고 권고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내놓은 ‘당뇨병 팩트 시트 2020’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은 494만 명(13.8%ㆍ2018년 기준)이다. 당뇨병 전(前) 단계도 948만 명(26.9%)이나 된다.
당뇨병 진단 기준은 당화혈색소(HbA1cㆍ최근 3개월간의 평균 혈당치)가 6.5% 이상이거나, 8시간 이상 공복 후 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경구 포도당 부하(75g) 2시간 후 혈당이 200㎎/dL 이상이거나, 다뇨ㆍ다음ㆍ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등 당뇨병 증상이 있으면서 무작위 혈당이 200㎎/dL 이상일 때다(‘2021 당뇨병 진료 지침’).
이 수치보다 낮을 때 즉 공복 혈당이 100~125㎎/dL이거나(공복혈당장애), 75g의 포도당을 섭취한 지 2시간 후 혈당이 140~199㎎/dL이거나(내당능장애), 당화혈색소가 5.7~6.4%이면 당뇨병 전 단계라고 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뇨병 전 단계를 방치하면 췌장 기능이 떨어져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심혈관 질환·콩팥 질환·실명·고혈압·말초신경병증 등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고 했다.
당뇨병 전 단계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흔하고 검진이나 진료 때 혈당 검사를 해보고 나서야 진단을 받는다.
따라서 과체중, 45세 이상, 운동 빈도가 주 3회 미만이거나 다낭성난소증후군·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면 당뇨병 전 단계 고위험군이므로 혈당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당뇨병 전 단계 관리지침에 따르면 비만이라면 체중을 5~7㎏ 줄이고 주당 150분 이상 빠른 걷기를 하면 혈당을 낮출 수 있다.
근육량이 적으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 근육량을 늘리면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지방·당 함량이 높은 음식을 제한하며 생선·살코기·채소가 포함된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도 당뇨병 전 단계 관리에 중요하다. 아울러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 역시 건강한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저녁 식사가 늦거나 야식을 자주 먹어도 공복혈당장애를 악화시킨다. 오후 7시 전에 식사하고 식사량과 식후 믹스커피·과자 등 디저트도 줄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