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수도권 학교의 전면등교도 중단된다. 예전과 같은 학교별 밀집도 조정에다 온라인 수업 병행 방식으로 되돌아간다. 전면 등교 시행 한 달 만이다. 학기말을 맞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 모두 혼란에 빠졌다. 차라리 방학을 앞당기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교육부는 "조기방학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교육부도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부터 전면등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은 모든 학교, 비수도권은 과대학교나 과밀학급을 중심으로 학교 밀집도를 3분의 2 수준으로 조정토록 했다. 세부적으로 초등학교는 1·2학년을 포함한 밀집도를 6분의 5로 하되, 1·2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3~6학년은 4분의 3만 등교한다. 중·고등학교의 밀집도는 3분의 2로 조정된다. 유치원과 특수학교, 소규모·농산어촌 학교는 학교별 특성을 감안, 전면등교까지도 허용한다. 돌봄 또한 기존대로 정상 운영한다. 지난 13일부터 진행 중인 학교단위 백신 접종을 희망한 학생의 등교는 밀집도 산정에서 제외된다.
각 시도 교육청별, 개별 학교별로 의견 수렴, 협의 절차를 거쳐 밀집도를 좀 더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전면 원격수업은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졸업식 등 각종 학기말 행사는 다 원격으로 진행해야 한다.
기말고사 또한 학내 밀집도 감소를 위해 학년별 고사 기간을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 교육부가 지난 4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일 이후 기말고사를 치르는 학교 비율은 중학교 16.2%, 고등학교가 17.2% 정도 된다. 각각 80% 이상의 학교가 기말고사를 끝냈지만 나머지 학교들은 시험 일정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도 교양이나 대규모 강의는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계절학기도 마찬가지다. 꼭 대면 강의가 필요한 경우 '한 칸 띄워 앉기' 등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사적 모임 제한에 따라 학생회 활동도 '4인 제한'을 적용받는다. 대학 내 행사는 '교육활동에 필수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물론 강화된 방역 수칙이 적용된다.
비상계획이 발동돼도 전면등교 방침은 유지하겠다던 교육부가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전면 등교를 중단하자 학부모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초·중·고는 이달 말 방학에 들어간다. 하지만 중학교의 40.9%, 고등학교의 27.2%는 1월 1~2주까지 학기가 이어진다.
초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확진자 많이 나와서 전면등교 중단해달라 할 때는 귓등으로도 안 듣더니 방학을 코앞에 두고 이제와서 부랴부랴 중단한다고 해 기가 찬다"며 "차라리 방학을 앞당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5 자녀를 둔 한 학부모도 "어차피 같은 학급 아이가 확진돼 지난주부터 자가격리하느라 등교도 못 하고 있다"며 "찔끔찔끔 나눠 등교할 게 아니라 차라리 원격수업으로 돌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혼란스러운 건 학교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퐁당퐁당으로 나오면 원격수업 스마트 기기를 다시 배부해야 할 뿐 아니라 급식도 문제"라며 "앞서 큰 혼란을 겪고도 계속 이를 되풀이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원격수업이야 곧 적응한다지만, 밀집도를 조정한다 해도 이미 방역이 많이 흐트러져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