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물학자 데버러 고든은 20년 넘게 모하비 사막에서 붉은수확개미 무리를 연구하였다.
고든은 어떤 지시도 없고, 관리자도 없지만 마치 한 개체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붉은수확개미 무리를 ‘영리한 무리(smart swarm)’라고 이름 붙였다. 개미들의 영리함은 그들이 분출하는 페로몬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특성 때문이다.
먹이를 향해 나 있는 두 갈래 길 가운데서 개미들은 잠시 우왕좌왕하지만 곧 짧은 길을 찾아서 한 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짧은 길은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개미가 오갈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페로몬이 남게 된다. 뒤에 온 개미들은 페로몬 자취가 강한 곳으로 따라가다 보면 짧은 길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즉, 한 마리의 개미는 해법을 찾기 어렵지만, 개미 무리는 쉽게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
수많은 단서들이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에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는 기업도 붉은수확개미처럼 제대로 협력만 하면 영리하게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다수의 개체들이 집단적으로 노력하며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집합적 지능이 만들어지는 것을 집단지성이라고 한다.
집단지성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며, 참여와 소통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컴퓨터 관련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IBM은 2001년부터 해마다 ‘이노베이션 잼’이라 불리는 온라인 콘퍼런스를 통해 차세대 혁신 사업을 도출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잼’에서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임직원, 고객, 전문가 수십만 명이 참여해 제공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토론을 통해 이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발전시킨다.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혁신적 해법이 요구될수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들이 참여와 소통을 통해 집단지성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