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서 최소 36개주(州)에서 해당 변이 감염이 확인되는 등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세다.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이 70배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 2회 접종이 오미크론에 대해 갖는 중화항체 효력은 상당히 낮다”면서도 “하지만 세 번째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중화의 실질적인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스터샷은 오미크론에 효과적”이라며 “현시점에서 변이 전용 백신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도 부스터샷을 맞으면 항체가 25배 증가했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제약사 시노백도 이날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에 94%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이날까지 최소 36개주에서 오미크론 변이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변이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보름 만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현재 미국 코로나19 감염자 수의 3%를 차지해 일주일 전과 비교해 7배 늘었다”며 “오미크론 사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홍콩대 공중보건대학 면역감염센터 연구팀은 오미크론 변이가 하기도(下氣道ㆍ인후, 기관, 기관지, 허파를 포함하는 호흡기)에서 기존 변이보다 증식 속도가 70배 이상 빠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폐에서의 증식 속도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10분의 1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지만 감염 환자들이 중증에 시달리지 않는 이유일 수 있다”며 “하지만 전염성이 강해 전 세계 지배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라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