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로보틱스 기술로 무장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가 공개됐다.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몸체에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바퀴 네 개를 장착,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 위에서도 수평을 유지하는 등 복잡한 도심환경 주행에 안성맞춤이다. 모베드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로 열릴 ‘CES 2021’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모베드는 너비 60㎝, 길이 67㎝, 높이 33㎝의 크기로 무게는 약 50㎏이다. 2킬로와트시(㎾h) 배터리 용량으로 최대 속도는 시속 30㎞에 달한다. 1회 충전 시 약 4시간 동안 움직인다. 지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12인치 타이어가 적용됐고, 타이어 크기를 변경하면 더 큰 배터리 용량과 긴 주행거리도 가능하다.
모베드의 가장 큰 특징은 360도 제자리 회전은 물론 모든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모베드는 고속주행에선 앞바퀴와 뒷바퀴의 간격을 65㎝까지 넓혀 안정적인 자세를 잡고, 저속주행이 필요한 복잡한 환경에선 간격을 45㎝까지 줄여 좁은 길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이는 각 바퀴마다 탑재된 세 개의 모터가 개별 바퀴의 동력과 조향, 몸체의 자세 제어 기능을 수행하기에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자세 제어 시스템은 지면 환경에 따라 각 바퀴의 높이를 조절해 몸체의 흔들림도 최소화한다.
모베드는 스케이드보드와 같은 평평한 플랫폼으로 개발돼 어떤 장치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바퀴와 몸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단 점에서 흔들림을 최소로 하는 배송·안내 서비스나 촬영장비 등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모베드는 방지턱 등 도로의 요철과 좁은 공간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어 안내, 서빙 로봇의 활용 범위를 실내는 물론 실외로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모베드 플랫폼의 크기를 사람이 탑승 가능한 수준까지 확장하면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성 개선, 유모차, 레저용 차량 등 1인용 모빌리티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는 "실내에서만 이용됐던 기존 안내 및 서빙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심 실외에서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게 했다"며 "고객들이 모베드의 활용성을 어떻게 확장시켜 나갈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