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살' 한국 설화와 정서가 크리처물을 만났다. 앞서 '스위트홈' '지옥'로 이어진 K-크리처물 열풍을 이으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15일 tvN 새 드라마 '불가살'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장영우 감독과 이진욱 권나라 이준 공승연 정진영 박명신 김우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불가살(不可殺)이 된 남자가 600년간 환생을 반복하는 한 여자를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에서 불가살이 된 단활(이진욱), 불가살에게 쫓기는 환생자 민상운(권나라), 베일에 싸인 재력가 옥을태(이준), 과거 단활의 아내이자 특별한 능력을 지녔던 단솔(공승연) 등 네 인물이 600년이라는 긴 시간 얽히고설킨 과정을 담았다.
'로맨스가 필요해3'를 연출하고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 등을 공동연출하며 섬세함과 장엄함을 두루 갖춘 연출로 호평을 얻은 장영우 감독이 메가폰을 쥐고, 한국형 오컬트물 '손 더 게스트'를 집필한 권소라, 서재원 작가가 극본을 맡아 신뢰도를 더한다.
이진욱은 극 중 600년 전 인간이었으나 불가살이 된 존재 단활을 연기한다. 무관이 되어 전(前) 왕조의 잔재를 지워나가는 임무를 맡아 이를 수행하던 중, 불가살이 되고 마는 인물이다. 권나라는 과거 불가살이었으나 현재 인간으로 환생한 민상운으로 분한다.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이름과 신분을 바꾸며 조용히 숨어 살면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복수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준은 또 하나의 숨겨진 불가살 옥을태 역을 맡는다. 단활과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영생을 누리며 부와 권력을 지배하고 조정한다. 지난해 소집해제된 이준은 '불가살'로 오랜만에 드라마 복귀를 알렸다. 이에 이준은 "제작 환경이 달라졌다. 4년이라는 공백기 후 돌아오니 다들 '선배'라고 부른다. 참 촬영 현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만족감을 표출했다. 공승연은 과거 활의 아내 단솔로 변신한다. 권력자의 딸인 단솔은 아버지로 인해 활과 혼인하는 인물이다.
이진욱은 극 중 600년 전 인간이었으나 불가살이 된 존재 단활 역을 맡았다. 한반도 고대부터 있던 한국적이면서도 새로운 불사(不死)의 존재로 변신, 외적인 비주얼은 물론 그 내면에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감정의 깊이와 폭발성을 선보일 파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작품은 고대 한반도에 존재했던 불로불사의 존재 불가살을 비롯해 또 다른 다양한 귀물들까지 등장, 한국적인 크리처물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다. 배우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기존 불사 캐릭터가 많이 다뤄졌지만 '불가살'에서는 분명히 다른 차별점이 있다는 자부심이다. 캐릭터에 대해 '멈춰버린 시계'로 상상했다는 이진욱은 "제가 맡은 단월은 당시 한 시간에 멈춰버렸다. 대본을 읽었을 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안쓰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진욱은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장영우 감독과 이야기를 오랫동안 나누면서 캐릭터를 입었다. 또 비주얼적으로 '날 것'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 고심했다. 영생의 인물 설정이지만 불완전한 감성을 지닌 아이러니가 캐릭터의 매력이다. 장영우 감독은 "외국 히어로물의 불사 캐릭터가 아닌 아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말을 보탰다.
불가살이라는 이색적인 소재가 '불가살'의 강점이다.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한(恨)을 내세우면서 '스위트홈' 등 국내 기존 크리처물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이처럼 인연, 정, 한, 업보, 환생 등 한국적인 정서와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서사가 비주얼 스토리로 전달될 예정이다. 비주얼에 있어서 한정적인 제작비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장영우 감독는 "예산이 큰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프리 프로덕션이 쉽지 않았다. 스태프들의 시간과 노력이 가득 담겼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한다"고 애정을 부탁했다.
다만 불사의 존재와 현대의 배경 등이 '도깨비'와 흡사한 설정이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장영우 감독은 "비교 자체가 영광이다. '불가살'은 한국의 설화를 바탕으로 했다. '불가살'과 '도깨비'는 반전 서사와 이야기라는 차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깨비'가 멜로에 집중했다면 '불가살'은 가족과 인물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600년 전 과거에서 현대로 옮겨오면서 각 시대에 등장하는 각 인물 말투, 의상, 자연과 건물 등 주변 환경까지 전혀 다른 모습이 그려진다. 장영우 감독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영상에 담으려고 노력했고 특히 우리의 옛것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고증하면서 있는 그대로 표현해냈다.
한편 '불가살'은 오는 18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