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토교통성이 건설공사 수주 통계를 8년 동안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제의 통계는 ‘건설공사수주동태통계’로, 1만2,000여 건설업체가 매월 광역지자체에 제출하는 수주 실적을 국토교통성이 취합해 작성한다. 통계법에 의한 ‘기간 통계’에 해당하며, 국내총생산(GDP) 산출에도 활용된다.
보도에 따르면 통계 조작은 업체가 제출 기한을 넘겨 몇 개월치 수주 실적을 한꺼번에 보고했을 때 발생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런 경우 월 단위 수주액을 합산해 마지막 달 수주액으로 보고하도록 지자체에 지시해 왔다. 예를 들어 A업체가 4~6월의 월별 수주 실적을 제출하면 지자체는 4, 5월분의 수주 실적은 지우고 이를 6월 실적에 합산해 6월분으로 보고해 온 것이다. 한 지자체의 통계 담당자는 아사히신문에 “조사표가 연필로 기입하는 방식이어서, 지우고 합산해서 다시 썼다”고 고백했다.
한편 국토교통성은 업체로부터 월별 수주실적이 미제출된 경우 이를 ‘0’으로 하지 않고 과거 업체 평균 수주실적을 추정해 계상해 왔다. 따라서 수개월치 실적을 합산해 마지막 달 실적으로 보고하면 이전 달 실적이 두 번 합산돼 과대 계상되는 것이다. 이런 관행은 2013년도부터 시작돼 올해까지 이어졌으며, 국토교통성의 담당자는 “이론상으로 (GDP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일본의 건설공사 수주 실적은 79조5,988억 엔(약 830조 원)에 달한다.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장관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매우 유감이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이토 장관은 “집계 과정에서 사업자로부터 기한을 지나 제출된 과거분의 조사표의 정보를 당월분에 포함시켜 집계했다”고 인정하고, 다만 “회계검사원의 지적을 받아 2020년 1월부터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도 “매우 유감이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2020, 2021년도 GDP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