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 역대 발생한 지진 중 11번째로 크고, 제주 인근 해역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기상청은 14일 오후 5시 19분에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어질 여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오후 5시 45분 기준 유감신고(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제주에서 50건, 전남 27건, 광주 4건, 대전 4건, 부산 2건, 서울 2건 등 총 89건이 접수됐다. 앞서 조기경보를 통해 서귀포시 서남서쪽 32㎞ 해역에서 규모 5.3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위치와 규모를 추정한 것이다. 이후 예보관들의 보정작업을 거쳤다. 최초 발생 뒤 오후 7시 30분까지 9번의 여진이 이어졌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 주변 남해와 서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된 단층이다. 단층운동 분석에 따른 모멘트 규모(Mw)는 4.8이다. 모멘트 규모는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의 움직임을 해석해 계산한 규모다.
진도 등급별로 보면, 규모 5.3은 전체 12등급 가운데 6등급으로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고 벽의 석화가 떨어질 정도의 진도다. 규모 4.9는 5등급에 속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는 정도다.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질 수 있다.
지진 여파는 전남과 경남, 광주, 전북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는 진도 3등급에 해당하는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진동을 느낄 수 있고, 정지하고 있는 차도 약간 흔들릴 수 있는 정도다.
현재까지 제주 지진 관련해 소방청에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지진으로 인한 해일 발생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 10년 사이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총 5번 발생했다. 2014년 충남 태안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고, 2016년 울산 동구와 경북 경주에서 각 5.0, 5.1 지진이 발생했다. 이듬해 11월 15일에는 포항에서 진도 5.4 지진이 발생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기도 했다. 포항 지진은 이후 총 102회가량 여진이 발생했다. 그중 진도 3이상 4미만이 6회, 4이상 5미만이 2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