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국민의힘 선대위는 아수라장" 쏘아붙인 까닭은

입력
2021.12.14 14:00
'윤석열-김종인-이준석' 3두 체제 존재감 경쟁
손실보상금 이견 노출에 마이크 셔틀 논란까지
"2차 위기" 예언한 우상호 "완전히 아수라장" 맹공
"도대체 누가 후보입니까. 후보가 한 말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데 당은 교통정리도 안 하고, 준비 안 된 후보는 마이크를 당대표에게 넘겨 설명을 시키고, 이 정도면 사실 후보 교체 사안이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14일 TBS 라디오 인터뷰

극적인 봉합 끝에 윤석열 대선후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당대표 '삼두 체제'로 출범한 국민의힘 선대위가 초반 난항을 겪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돋보여야 할 후보가 오히려 두 사람의 존재감에 밀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면서다. 총괄선대위원장과 후보가 하는 말이 다르고, 당 대표는 후보의 말을 대신하면서 후보 스스로 '영(令)'이 서지 않는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정도면 후보 교체 사안 아니냐"고 몰아붙이며 공격에 나섰다. 선봉에 선 이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는 국민의힘 선대위 갈등이 마무리됐던 '울산 회동' 이후 "도대체 뭐가 해결됐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반드시 2차 위기가 온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다.




"2차 위기" 온다던 우상호 예언(?) 맞았나...'3두 체제' 삐그덕

우 의원은 두 가지 장면을 들어, 국민의힘 선대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문제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당선되면 즉시 50조 원 보상'을 얘기했고, 김종인 위원장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규모를 두 배로 늘린 '100조 원 보상'을 들고 나온 상황.

우 의원은 "액수도, 시기도, 재원 마련 방식까지 전혀 다른 공약을 내놓고도 당이 수습에 나서지 않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후보가 말한 50조 원은 추경 편성을 통한 예산 지원이고, 김종인 위원장이 말한 100조 원은 기금 신설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엄연히 서로 다른 정책인데, 선대위에서는 교통정리에 나서지도 않고 있다는 거다.




마이크 셔틀 논란? "후보 교체까지 고민해야 하는 사안" 맹공

우 의원은 "수습은커녕 각자 이야기를 하는 완전히 아수라장"이라며 "국민들을 이렇게 혼란스럽게 하는 캠프는 정권을 인수할 준비가 돼 있는 캠프라고 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두 번째는 '마이크 셔틀' 논란이다. 이준석 대표가 후보 간담회 등에 동행하며 마이크를 넘겨 받은 상황이 반복된 것을 말하는데, 우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 "후보 교체까지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구체적 통계나 수치를 도움 받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정책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서는 후보의 입으로 발언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는 점에서다. 차적으로는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이 문제지만,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후보가 돋보이는 자리에 자꾸 옆에 끼여 앉아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꼬집었다.




"선대위원장이 정리" 후보 아닌 김종인 손 들어주며 수습한 이준석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의 반격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실보상금 문제와 관련해 "결국 50조든 100조든 상당히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고, 대선이 3개월도 안 남았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다음 정부에 남기는 게 맞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의견으로 정리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이 앞으로는 정책 이견이 노출되지 않도록, 정책본부장 주도로 가는 게 좋다고 노선정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전하는 이야기의 주어는 윤 후보가 아닌 김종인 위원장이었다. 후보가 아닌 총괄선대위원장의 손을 들어주며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3두 체제'인 국민의힘 선대위를 두고 "전부 왕 노릇만 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오합지왕 같다"고 비꼰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조어를 참 못 만든다"고 깎아내리며 "이재명 후보 혼자 이것저것 내지르는 민주당 같은 경우는 좌충우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받아쳤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