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다른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전북과 전남에서 변이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하자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전남도와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전북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9명이 추가로 나오면서 누적 환자가 24명으로 늘었다. 전남 함평에서도 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아프가니스탄 국적 유학생 A씨와 접촉한 가족 3명과 조카가 다니던 완주군 어린이집 종사자 등 4명이 감염됐고, 이를 연결고리로 어린이집 원생 등 모두 19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심환자 7명도 변이 검사 중이고, 현재 완주군민 103명이 자가격리 중이서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완주군 어린이집 원생과 종사자, 가족 등으로 '연쇄(n차) 감염' 양상을 보이며, 전남 함평까지 빠르게 오미크론 감염이 번지자, 이들 지역 번화가는 마치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완주군 봉동생강골시장에서 50년째 의료기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대길(69)씨는 이날 "오미크론 발생 이후 사람들이 시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손님도 거의 없고 장사도 되지 않아 일찍 문닫고 귀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함평읍 식당 주인 박모(53)씨는 "읍내가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아 썰렁하다"면서 "배달 주문은 꾸준히 있지만 매장으로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초비상이 걸린 보건당국은 이미 지역 사회에 드러나지 않은 오미크론 집단 감염사례가 다수 있을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어느 때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완주군은 이날 공공 체육시설과 72개 경로당을 19일까지 전면 폐쇄했고, 봉동읍 관내 학교와 유치원도 17일까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긴급대응에 나섰다. 또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4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완주군과 접한 전북 최대도시 전주도 자칫 불똥이 튈 것을 대비하면서 사태 추이를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함평군도 이날 함평읍과 손불면 주민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하고, 관내 모든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강영석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오미크론이 잠복기도 없이 n차 감염을 일으키는 등 전파력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며 "이를 차단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