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도 가세한 젠더 집회... 여야 당사 앞에서 맞불 시위

입력
2021.12.12 16:30
샤우트아웃, 여가부 폐지·성폭력 무고죄 신설 비판
맞불집회 연 신남성연대는 "페미니즘 규탄" 외쳐

여야 대선 후보의 반여성주의적 공약을 비판하는 시위와, 이에 반대하는 남성단체의 맞불 집회가 여야 당사 앞에서 열렸다. 두 집회에선 청소년들도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주의 단체 '샤우트아웃'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여성 혐오적 공약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후보가 내놓은 성폭력 무고죄 신설 공약이 여성의 존재를 지우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샤우트아웃 측 주장에 반대하는 신남성연대 역시 당사로부터 각각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남성 혐오를 멈추라"며 맞불시위를 이어갔다.

집회 현장 곳곳에선 구호를 외치는 10대 청소년들도 보였다. 샤우트아웃 집회에 참석한 고교생 A(16)양은 마이크를 잡고 "지금 투표권은 없지만, 다음 대통령이 집권 중일 때 성인이 될 것이기에 참석했다"며 "여성이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이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남성연대가 주최한 집회엔 남성 청소년들이 주로 참석했다. 중학생 B(14)군은 "친구와 함께 나왔다. 어려서 아직 잘 모르지만 나라가 걱정돼 참여했다"고 말했다. C(14)군 역시 "친구가 먼저 제안했는데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아 따라나섰다"고 답했다. B군과 C군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당사 인근에서 열린 집회 내내 맨 앞줄에 자리를 잡고 구호를 외쳤다.

샤우트아웃 측은 일부 청소년들의 신남성연대 집회 참석에 대해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선 안티페미니즘 정서가 만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샤우트아웃 관계자는 "유튜브나 커뮤니티 등을 보면 남자 청소년들이 '꼴페미'란 단어를 심심찮게 사용한다"며 "이런 정서가 자발적인 반여성주의 집회 참여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으로 샤우트아웃에서 40명, 신남성연대에서 70명이 참여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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