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빅마우스' 유시민 "이재명, 위태로운 하자 없다"...득 될까 실 될까

입력
2021.12.09 18:00
4면
지난해 총선 후 중단했던 정치평론 재개
'이재명 원톱' 보완해줄 스피커로서 기대
일관된 與 대변, 중도 확장 "글쎄" 반응도

여권의 대표적인 '빅 마우스'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정치 비평을 재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이런저런 작은 오류는 있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하자는 없었던 사람"이라고 힘을 실어주면서다. 이 후보를 제외하면 민주당 선대위에 눈에 띄는 스피커가 없는 상황에서 유 전 이사장의 복귀는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1년 반 넘게 쉬고 나니까 다시 기운도 좀 난다"며 정치비평 재개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범진보 진영 180석 확보" 발언으로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1년 8개월 만의 복귀다.

유 전 이사장은 "나는 캠프 사람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정치적 '방향성'은 선명하게 드러냈다. "지금 나온 후보 중엔 이재명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로서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것", "이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볼 때 완성형은 아니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

유 전 이사장은 특유의 달변으로 이 후보의 단점을 감싸되 장점을 부각했다. 이 후보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생존자'를 꼽으며,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흠이라기보다 상처"라고 표현했다. 이 후보의 전과에 대해선 "오프로드로 막 다니는 차는 금도 가고 흠이 있다"고 말했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선 "100% 민영(개발)에 비하면 잘 한 일"이라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민주당에 '양날의 칼' 같은 존재다. 발언의 파급력이 큰 만큼 '실언 리스크'가 상존한다. 그의 지원 사격이 이 후보에게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의 복귀를 반기는 이들은 '이재명 원톱' 체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썰전', '알쓸신잡' 등 TV프로그램에 출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 전 이사장이 야권에 던지는 견제구는 웬만한 당 대변인 논평보다 파괴력이 크다는 점에서다. '원조 친노무현계' 인사라는 상징성은 '원팀' 다지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반면 유 전 이사장의 등판은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쥔 중도 표심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2019년 '조국 대전'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대변하는 등 '호위무사' 이미지가 강한 탓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유 전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을 보는 사람은 어차피 민주당 후보를 찍을 사람"이라며 '외연 확장'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