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좌'로 알려진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선대위 지도부의 자진사퇴 권고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같은 당 의원들은 사태 수습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당원도 아닌 사인의 발언이니 앞으로 지켜보자"는 게 공통된 논리다.
상대편 더불어민주당 측은 "자꾸 옹호를 하면 국민의힘에게 별로 안 좋다"고 훈수를 두거나 "그대로 두는 게 우리에게는 고마운 일"이라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사과했지 않나. 공인 때 한 얘기도 아니고 사인으로 한 얘기"라며 "앞으로 어떻게 행보하는지 지켜보자"고 했다.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우리 사회가 그 정도는 좀 봐줄 수 있지 않느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적 인물도 아니었고 어디 술자리에 앉아서 뒷담화하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할 수 있잖나"라고 옹호했다.
김 위원은 과거 발언으로 7시간 만에 공동선대위원장 내정이 취소된 함익병씨와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엔 "함익병 원장은 공적 인물에 사실상 가까워 판단이 쉬운데 (노 위원장은) 개인미디어에 글을 올린 것 정도"라며 차이를 두었다.
그는 다만 윤석열 후보에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같이 갈지 다른 조치를 취할지 빨리 결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같이 끝까지 가겠다고 하면 총력을 다해서 보호하고 해명을 하고 넘어가고 아니면 또다른 조치가 필요할지 결정이 곧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이혜훈 의원은 이런 논란이 일어나 아쉽다면서도 "청년이니까 오래된 공직자, 노장의 공직자에게 들이대는 기준보다는 다른 기준을 댈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것을 도전해보고 시도해보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는 만큼 두고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반면 이 의원과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사인의 이야기'라는 논리에 "그러면 선대위원장이나 선대위 합류 말고 일반인으로 남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꾸 옹호를 하면 국민의힘에도 별로 안 좋다"며 "여야를 떠나서 이 정도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 자체도 옹호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8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우리가 그분 임명철회하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이 그냥 그렇게 두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국민 일반 상식과 다른 사람이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민주당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비꼰 것이다.
논란이 됐던 노 위원장의 발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김구는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 등이다. 긴급재난지원급을 받지 말자며 '#개돼지되지맙시다제발'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수령자들을 비난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
노 위원장은 그동안 과거 일반인의 신분으로 자유로운 공간에서 생각을 밝힌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특히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선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역사적 사건에 대해 마음껏 토론하고 평가를 못 하게 하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돌연 "철없던 과거를 반성한다"며 "저의 발언과 입장으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