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는 사과한다. 그래도 청소년 백신접종은 필요하다. 접종에 적극 동참해 달라.'
'내년 2월 1일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지침에 대해 학생,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자 8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내놓은 메시지다. 9일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까지 나서서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현 상황으로선 백신 접종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백신의 안정성과 부작용은 두 달 전과 달라진 게 없다. 확진자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율접종에서 강제접종으로 돌아선 이유가 무엇이냐."
이날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열린 교육부 주최 '청소년 코로나19 백신접종 간담회'에서 나온 한 학생의 질문이다. 간담회는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유 부총리와 2명의 전문가(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영준 고려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16명의 학생, 학부모가 온·오프라인으로 참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의 질문은 청소년 방역패스를 둘러싼 학생, 학부모의 반발 심리를 가장 잘 대변한다. 두 달 전에는 자율접종 방침을 내세우다 확진자가 늘자 정반대로 돌변했다는 것이다. 백신의 효능 문제, 이상 반응 문제에 대한 설명은 일절없었다. 제주에서 고2, 중2 학생을 키운다는 한 학부모는 "단 0.0001%의 이상 반응이라도 우리 아이가 해당하면 어쩌나 하는 게 바로 부모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유은혜 부총리도 이날 "적극 소통이 이뤄지기 전에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이 발표되면서 현장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방역 패스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장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소통 문제와는 별개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백신접종, 그리고 방역패스 적용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영준 교수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경우 델타 변이 유행 시 청소년 백신 효과가 91.5%, 우리나라의 경우 고3의 백신 효과가 99.1%에 달했다. 반면 해외에서 심근염·심막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난 경우는 10만 명 접종당 0.26~2.09명으로 매우 드문 수준이었다. 최 교수는 "백신 부작용에 비해 백신을 통한 심한 감염 방지 등의 이득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훨씬 크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도 "2~3개월 전에는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기엔 근거가 다소 모자랐지만, 고3 학생들 접종을 통해 데이터가 일정 정도 생겼고 이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역시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9일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소방수'로 나선다. 질병청은 12~17세 학부모로부터 받은 질문 등에 대해 정 청장,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 정재훈 교수가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