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대표에게 "잠깐 와봐"라는 등 반말을 한 원희룡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전 제주지사)에게 "버릇없다"고 꾸짖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격 없이 소통하는 관계로 배울 점이 많은 형님"이라며 원 전 지사를 감쌌다.
홍 의원은 8일 자신이 만든 소통채널 '청년의 꿈' 문답 코너에서 한 지지자가 "이준석 대표 나이가 어리다고 당 중진들이 반말하고 있다, 회사에선 어리다고 반말했다간 바로 잘린다"며 전날 원 전 지사가 이 대표에게 반말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버릇들이 없어서"라며 쓴소리를 했다.
전날 오후 원 전 지사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입당식에서 이 대표가 영입을 반대했던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경기대 교수)과 이 대표가 함께 자리하자 둘의 사이를 부드럽게 하려고 "잠깐 와봐" "두 분 악수 좀 해봐"라고 반말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이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그러나 이를 본 일부 2030세대의 이 대표 지지자들은 불만을 제기했고, 홍 의원 역시 공적 자리에선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홍 의원은 과거에도 "이준석 대표가 아무리 어려도 '당의 가장 큰 어른'"이라며 당 중진들이 이 대표에게 예우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홍 의원이 워낙 제게 깍듯하게 해주셨다. 아무래도 홍 의원이 당 대표를 두 번 지내서 엄격한 위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반영된 것 같다"며 "홍 의원의 그런 모습에 항상 큰 힘을 얻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와 별개로 저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져 온 원 전 지사와의 격 없이 소통하는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때로 오해가 있지만 원 전 지사는 항상 제게 좋은 조언자이자 또 배울 것이 많은 형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관계도 비슷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인 대선 승리로 가는 과정에서 매우 유연하고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격 없이 가져가겠다"라고 부연했다.
원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당시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잠깐만 와봐요. 악수 좀 해봐'라고 한 거다"라며 "저는 사적으로도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눌 때에 반말을 하지 않는다. 오해 마시길 바란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