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가 새 변이 ‘오미크론’에 의해 재감염될 위험이 이전 변이들에 비해 3배나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훨씬 강하고,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얘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7일(현지시간) 의학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에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완치자를 재감염시킬 확률은 기존 베타 변이, 델타 변이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올렸다.
NICD 소속 해리 몰트리 박사팀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남아공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279만7,000여 명 중 완치 후 재감염된 3만5,607명의 사례를 조사했다. ‘첫 감염으로부터 최소 90일 이상 지난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가 재감염 사례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1차 유행과 비교해 베타 변이(2차 유행)와 델타 변이(3차 유행)가 확산했을 당시, 첫 감염 위험은 컸으나 재감염 위험은 높지 않았다. 2차 유행 당시 재감염 위험비(hazard ratio)는 1차 유행 대비 0.75였고, 3차 유행 때도 0.71 정도로 추정됐다. 반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재감염 위험비는 무려 2.39였다. 베타ㆍ델타 변이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시작된 지난달 코로나19 재감염이 급증했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강하고, 상당한 수준의 면역 회피 능력을 갖췄음을 시사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감염에 의해 형성된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능력이 다른 변이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걸 보여 주는 건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코로나19 확진은 통상 어떤 변이에 의한 감염인지 확인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없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자연 면역과 달리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면역에 대한 오미크론 변이의 회피 능력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일 기준 1만1,125명을 기록했다. 앞서 NICD는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74%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