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2월부터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해서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요한 처사"라며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연기는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윤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은 6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이에 대해 "정부가 그동안 계속 청소년에 대해선 '자율접종'이라고 주장을 했는데, 실제로 이제 미접종한 청소년은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만들어서 결국 강제로 접종을 하라고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식당·카페·학원·도서관·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대면 백브리핑에서 "정부가 계속 청소년 접종을 권고한 것은 이전보다 감염 위험도와 집단감염 위험성이 커지는 추이를 봤을 때, 접종의 효과와 편익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에 따르면 12∼15세 접종률이 13%, 16∼17세 접종률은 64%인데,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12∼15세 10.2명, 16∼17세 4.9명(11월 4주차 기준)으로 (접종률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는 "예방접종 효과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고1인 자녀는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며 "실제 아이 반에서도 많이 안 맞은 것 같다"며 "본인이 안 맞겠다고 하면 아무리 부모라도 청소년한테 무조건 맞으라고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발표된 제한된 공간이 학원·독서실·도서관·박물관·미술관·스터디카페 등 해당되는 걸고 알고 있다"며 "학생들이 갈 수밖에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학교 말고는 아무 데도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른들이 이용하는 백화점이나 마트, 심지어 종교시설이나 결혼식, 돌잔치 이런 곳들은 다 예외로 두고 있다"며 "학원에서 마스크 다 쓰고 있고, 취식도 불가고 그런 곳들만 적용하니까 반발이 많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 가장 확실한 보호책은 방역패스라고 한다'는 질문에 "청소년을 보호하는 게 방역패스라고 하면 밀집도가 제일 높은 학교부터 방역패스 시설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거 아니잖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전면등교는 하라고 하면서 밀집도가 더 낮은 다른 공간들은 청소년 보호한다고 얘기하고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게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부작용에 따른 우려보다는 접종하는 게 훨씬 안전하고 이익이 크다'는 의견에 대해 "지금 고등학생이 올린 '백신패스 반대' 국민청원에 25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지금 백신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80%가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확진자가 5,000명 이상 되는 것에 대해 (정부가) 논리적으로 설득할 근거가 없는 거잖느냐"며 "그래서 백신만이 최고고 이득이 훨씬 크다고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증명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 회장은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청소년들에 의한 감염 및 전파 위험'과 관련해 "아이들이 감염의 진원지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밀집도를 낮추는 방안을 찾아야 되는 거고, 백신을 맞아도 지금 확진될 것 같다는 의심을 해소하기 전에는 접종률을 높이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기간 연기 혹은 철회에 대해 "청소년 방역에 대해서 개인의 선택으로 둬야 할 것 같다"면서 "치료제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제일 많다. 치료제 개발에 더 집중하고 밀집도를 낮출 노력을 더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