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아들의 서울대병원 특혜 입원 논란에 국민적 공분이 번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병원이 입원치료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에서 홍 부총리의 청탁으로 입원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정작 본인은 사과 한마디 없다. “비어있는 특실을 이용했다”면서 특혜가 아니라는 기재부 발표는 도리어 국민의 화를 돋우고 있다. 말 같지 않은 해명으로 어물쩍 넘어가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KBS 보도에 따르면 홍 부총리 아들은 지난달 24일 오른쪽 허벅지 발열과 통증을 호소하며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PCR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고 증상도 응급은 아니라고 판단해 환자를 돌려보냈지만 어찌된 일인지 부총리 아들은 입원판정을 받은 뒤 서울대병원 특실에서 이틀 동안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병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 환자의 입원 치료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 홍 부총리의 청탁전화에 따른 특혜 입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일 언론보도가 나간 뒤 사흘이 지났지만 홍 부총리는 일언반구도 없다. 대신 기재부가 “아들 증상을 걱정하던 홍 부총리가 평소 친한 김연수 병원장과 통화했고 남아 있던 특실에 입원했다”는 짧은 입장문을 냈다. 고위공직자의 특권과 반칙에 대한 반성이나 코로나 확진자조차 병실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인식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국민 우롱의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수도권 기준으로 병상 가동률은 88%, 병상 대기자만 900명을 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화 한 통화로 부총리 아들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게 특혜, 특권이 아니라면 누가 믿겠는가. 논란이 확산되자 여당 의원들도 홍 부총리의 직접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국민을 바보로 여기지 않는다면 비뚤어진 특권 의식과 반칙 행위를 당장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