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 10일 오후 1시(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 메인홀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들어섰다. 장내에 있던 1,100명의 참석자는 모두 기립했다.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수는 김 전 대통령이 메인홀을 가로질러 단상 오른편에 마련된 자리에 앉을 때까지 계속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인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수상 경과 발표에서 "김 대통령의 인권을 위한 노력은 최근 남북관계 진전과는 별도로 수상 후보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면서 "그러나 북한과의 화해를 위한 김 대통령의 다짐과 이행, 그리고 업적이 수상에 중요한 몫을 더한 것도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의 굶주림을 외면하거나 엄청난 정치적 탄압에 침묵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북한 지도자들도 남북 화해를 향한 첫발을 내딛게 한 역할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한국일보 보도에 나온 수상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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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정의로운 삶을 산 사람은 당대에 비참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승자가 된다"는 '정의필승'을 강조하면서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민족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맹세한다"는 말로 수상 연설을 마쳤다.
그러나 국내 정치권에선 노벨평화상 수상은 축하 대신 많은 논란을 이어갔다.
수상 당시 한나라당 등에서는 로비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에는 'M프로젝트'라고 명명된 문건이 공개된다. 문건 내용은 최규선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로비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최규선씨가 혼자 멋대로 만든 문건"이라며 근거 없는 중상모략이라고 로비설을 일축했다.
2017년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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