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앞에 사과드립니다. 시민 여러분, 12월 7일 오후 발생한 아현 가스공급기지 폭발사고로 많은 시민들이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잃고 부상당한데 대하여 시민 앞에 깊이 사과드립니다."
1994년 12월 7일 오후 2시 55분 서울 마포구 아현 1동 606 대우전자 본사 맞은편 도로공원 지하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아현도시가스 공급기지 밸브실에서 가스가 폭발했다.
다음날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불기둥이 30여m 이상 치솟고 가스관을 통해 불길이 번져 주택 55채가 전소 또는 붕괴됐다. 주변 차량 30여 대도 불에 탔으며, 폭음과 진동에 인근 빌딩 유리창 수천 장이 깨졌다. 놀란 5천여 주민들은 500m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 1994년 12월 8일 지면 보러 가기 ☞ www.hankookilbo.com/paoin?SearchDate=19941208 링크가 열리지 않으면 주소창에 URL을 넣으시면 됩니다.)
이날 사고는 중간밸브를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가스기술공업(주)(현 한국가스기술공사) 직원들이 밸브를 점검하는 사이 가스가 누출돼 일어났다. 처음 불이 난 후 33분이 지나서야 사고지점에서 인근 밸브기지의 차단밸브를 잠근 것으로 밝혀지는 등 평소 사고대책에 소홀했음도 여실히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대형 가스저장탱크를 주택밀집지역 인근 지하에 매설해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밸브기지 관리에도 많은 허점이 있었다. 가스공사 측은 단 1명의 청원경찰만을 파견해 모든 업무를 전담시켜 왔을 뿐 가스기술자나 직원을 상주시키지 않았다. 더구나 이 일대 주민들이 대형안전사고를 우려, 밸브기지를 안전지역에 설치해 주도록 관할구청과 서울시에 수차례 진정서를 냈으나 묵살됐다.
현재 사고가 발생한 곳은 아현뉴타운 사업 이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 www.hankookilbo.com/paoin 이 주소로 들어가시면 1954년 6월 9일 창간호부터 오늘까지 2만3,000여 호의 한국일보 신문 PDF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 hkphoto.hankookilbo.com/photosales 이 주소로 들어가시면 근현대사 주요 사건사고와 인물사진 등 100만여 건의 다양한 한국일보 고화질 보도사진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