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억 원 퇴직금'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62) 전 의원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적 공분이 큰 사안인 만큼 당장은 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수사에 전념한다는 입장이지만, 결국은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 지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곽 전 의원 구속영장 기각에 별다른 입장 없이 보강수사 대목을 검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법원이 전날 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거나 '구속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 수사 부실을 사실상의 이유로 들었다는 점에서, 곽 전 의원에 대한 수사 전반을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검찰은 특히 곽 전 의원이 2018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등을 음식점에서 만나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에 도움을 준 대가를 요구했다는 날의 행적을 면밀히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에서 곽 전 의원 측은 블로그 게시물 등을 내밀며 검찰이 주장한 당일에 다른 업무를 봤다고 주장했는데, 수사팀은 이를 반박하는 자료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이 준비한 나름의 승부수였는데, 곽 전 의원 측과의 '알리바이 공방'에서 밀리면서 영장판사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수사팀은 곽 전 의원 측의 허위 자료 정황 등 반박 단서를 추가 확보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영장 재청구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곽 전 의원이 불구속 기소될 것이란 관측이 만만치 않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곽 전 의원 뇌물 등 혐의 캐기에 공을 들여왔지만, 영장심사 결과는 혐의와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 부족이었다. 구속보다는 재판에 집중하는 게 검찰 입장에서는 좀 더 전략적인 판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이미 진행했고 아들 계좌도 동결조치한 만큼 결국 곽 전 의원이 기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