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文→이재명으로 타깃 수정... "대장동 특검 이중플레이 그만"

입력
2021.12.01 17:45
"나는 反문재인 아닌 反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에 따른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가 한달 만에 잦아들고 지지율도 추격당하자 선명성으로 승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윤 후보는 그간 문재인 대통령과 주로 각을 세우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맞붙는 것을 피해왔다.

윤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중플레이를 그만두라"고 했다. 며칠 전 이 후보가 '조건 없는 대장동 특별검사 도입'을 언급했는데,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법 상정을 반대한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는 특검을 수용하는 것처럼 꾸며 점수를 따고, 정작 민주당은 특검을 방해한다"며 "대장동 탈출을 위한 기만 전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을 '이재명 사수당'으로 깎아내리고 "이 후보는 오늘이라도 당장 민주당에 특검법 상정을 지시하라"고 했다.

윤 후보는 그간 이 후보의 이름을 입에 거의 담지 않았다. 주로 문 대통령만 공격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180도 바뀌었다. 이날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 후보는 "상대 후보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오늘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한 말씀 드리려 한다"고 운을 뗀 뒤 "'이재명의 민주당'이란 말은 대통령 후보 개인의 사당의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발상에서 청와대 독재가 싹튼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 후보 중심으로 급속 재편하는 것이 윤 후보에게 그 만큼 큰 위협이었다는 뜻이다.

윤 후보의 전략 수정은 '이재명이 대통령 돼도 정권교체'라는 민주당 프레임과 무관하지 않다. 이 후보가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인하를 검토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 위주의 공격은 자칫 '헛방'이 될 수 있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와 직접 대결하는 '강 대 강'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본 듯하다.

윤 후보는 1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나는 '반문'(반문재인)이라는 표현보다는 '반민주당'이라고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꾀하는 이 후보를 겨냥해선 "다시 집권하기 위한 하나의 전술일 뿐"이라고 견제했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