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 등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최대 위기에 처했음에도 교육당국은 유·초·중·고교의 전면등교 방침을 거듭 재확인했다. 대신 겨울방학 이전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금 당장 접종한다 해도 접종완료에 한 달 이상 걸리는 상황이라 전면등교 방침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정부세총청사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놨다. 확진자 폭증에 따른 학교 현장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학생들의 백신 접종 동참을 호소하기 위함이다. 이 자리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함께했다. 그만큼 위기감이 크고 절박하다는 얘기다.
유 부총리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늘고 새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전면등교가 또다시 기로에 섰다"며 "학생과 학부모님들께서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청장도 "많은 학부모님들이 '백신 효과는 알겠는데 이상반응이 걱정된다'며 고민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최근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증가하면서 예방접종의 이득이 커지고 있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실제 12~17세 확진자 수는 지난달부터 계속 증가세다. 11월 첫 주(11월 4~10일)만 해도 356.9명이다가 전면등교가 실시된 셋째 주(11월 18~24일)에는 446.3명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6,613명이다. 이 중 약 18%가 의료기관에 입원했고, 9명은 위중증 상태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낮다. 18세 이상 성인의 접종완료율은 이날 0시 기준 무려 91.5%에 달했다. 반면 12~17세의 경우엔 24.9%에 그쳤다. 이를 또 한번 나이대별로 나누면 16~17세는 그래도 60.2%에 이르렀지만, 12~15세는 고작 7.7%대에 그쳤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들이 이상반응 문제 때문에 백신 접종을 극히 꺼리고 있다는 얘기다.
방역당국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기한을 내년 1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사전 예약 없이도 병원에 백신만 있으면 당일 바로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13~24일 2주간은 '집중 접종 지원' 주간으로 설정했다. 겨울방학 이전에라도 최대한 백신을 많이 맞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에서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이러다 결국엔 학교에서 반강제로 백신을 맞히지 않겠냐"며 "부작용 걱정이 큰데 무조건 맞으라고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지금 당장 백신을 맞아도 접종완료까지 한 달 넘게 걸리는데, 지금처럼 확진자가 쏟아지면 전면등교라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