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정부광고 집행 시 사회적 책임 따진다

입력
2021.12.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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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신문·잡지 등 인쇄매체에 정부광고를 집행할 땐 부수 대신 열독률과 사회적 책임을 따지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정부광고 집행의 새 지표를 마련한 개선안을 확정 발표했다. 한국ABC협회가 인증한 부수를 기준으로 해오던 정부광고를 앞으로는 효과성(열독률)과 신뢰성(사회적 책임)을 지표로 삼아 집행하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 7월 문체부는 ABC협회의 '부수 조작'이 드러나자 정부광고 집행 기준을 바꾸기로 예고한 바 있다.

새 지표는 크게 핵심지표와 기본지표로 나뉜다. 핵심지표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효과성(열독률) 지표와 사회적 책임을 나타내는 신뢰성 지표로 구성된다. 사회적 책임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정정보도)과 시정권고 건수, 언론자율심의기구인 신문윤리위원회·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 결과인 주의 경고 건수, 개별 매체의 편집위원회·독자(권익)위원회 설치 운영 여부로 이뤄진다. 기본지표는 매체의 정상 발행 여부, 관련 법령 위반이나 제세 납부 여부, 직원의 4대 보험 가입·완납 여부다.


지표 반영 비율(총합 100%)은 광고주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각 핵심지표의 경우 구간과 배점은 정해뒀다. 열독률은 5개 구간으로 나눠 5점씩 차등을 두게 했다. 예를 들어 광고주가 해당 지표를 60%(60점) 반영한다면 1구간은 60점, 2구간은 55점, 5구간은 40점 등으로 배점된다. 언론중재위 중재 결과 지표도 0~1건, 2건, 3건 이상 등 3개 구간별 3점씩 점수가 배정된다. 반영 비율과 상관없이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6점이 된다. 조정 건수가 3건 이상이면 점수가 많이 깎이는 만큼 사회적 논란 소지가 있는 이슈를 보도하는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황성운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양 당사자 간 '조정 성립'이 돼 정정보도를 한 경우는 언론사가 책임있는 조치를 다했다고 보고 포함하지 않는다"며 "합의되지 않아 중재위가 직권으로 조정한 건수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단체인 한국신문협회는 사회적 책임 등 정성지표가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매체 신뢰성은 광고효과에 상당 부분 기여한다"며 "특히 정부광고에는 사회적 책임이 의미가 있어 지표로 포함했다"고 말했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던 포털 제휴 여부는 이번 개선안에선 제외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정부광고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황 장관은 "개선지표를 통해 정부광고주들이 합리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광고주와 광고 내용, 매체명, 게재일 등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지표는 인쇄매체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방송과 인터넷매체는 세부 지표에 대한 추가 검토를 거쳐 내년에 확정 짓고, 2023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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