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BJ 겸 유명 유튜버 릴카가 3년 동안 자신을 스토킹한 남성의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피해 상황과 법적 대응 상황을 알리며 다른 스토킹 피해자들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릴카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네. 여전히 스토킹을 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자신의 집에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는 스토커의 얼굴을 보이며 법 개정 이후 더욱 교묘해진 스토킹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3년 동안 지속된 스토킹에) 8월에 대응을 시작했고, 고소 중에 스토커 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생겨 이제는 안 오겠거니 했는데 오는 방법도 악화하고 역겨운 방법으로 발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법이 생기자 신기하게 집 현관까지 올라오진 않는다"며 "그 사람도 생각이 있나 봐"라고 말했다.
대신 릴카가 외출할 때를 기다렸다가 탄 택시를 오토바이로 따라오는 수법으로 스토킹은 계속됐다. 바로 옆 도로에서 릴카를 쳐다보고, 택시 기사에게 일부러 길을 물어보는 영상을 공개하며 릴카는 "정말 바로 옆이라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 아니냐"며 "법이 바뀌고 더 악질로 바뀌었다"고 분노했다. 또 늦은 밤 아파트의 공동 현관에서 벨을 눌러 카메라에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는 행위도 반복됐다.
그는 "형사, 민사 (소송) 다 걸 것"이라며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집요한 스토킹으로 경찰 신변 보호 대상자였던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언급했다. "그 분도 다섯 번이나 신고했고, 그만큼 심각한 범죄"라며 "스토킹 당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많이 올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토킹 법이 생기며 스토킹 행위도 법적 처벌이 가능해졌다"며 "대처하는 방법이나 법이 어떻게 되는지 최대한 더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릴카가 영상을 통해 스토킹 피해를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5개월 전인 6월 '마지막 경고입니다 스토킹 멈추세요 진짜'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스토킹 피해를 밝혔다. 그는 당시 영상에서 "오후 11시쯤 되면 초인종이 울린다. 나중에 확인하면 선물이 놓여 있다"면서 "밤에 집 앞까지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최악이다. 집에 오기가 무섭다. 마주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그 뒤로도 스토킹이 이어지자 그는 현관 앞에 CC(폐쇄회로) TV를 설치했다. 스토커는 늦은 밤이나 새벽 집 앞에 선물을 두고 벨을 누른 뒤 CCTV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고, 하트를 그리는 등의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방송에서 스토커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더 환하게 웃으면서 놓고 간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릴카는 스토킹의 정도가 심해지자 변호사를 수임하고, 8월 CCTV 영상 등 모은 증거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또한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강력팀에서 빠르게 수사에 착수했다고. 경찰 측은 수사 요청 당일 CCTV 자료를 확보해 갔고, 구체적 정보를 찾아 비교적 빨리 피의자 신원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피의자는 검찰로 넘겨졌다. 그는 "신원을 특정했다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누군지 아니까 만약 다시 와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수사를 통해 지금의 집으로 이사오기 전 스토커와 현재 스토커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릴카는 약 1년 전에도 자신을 미행해 집 주소를 알아내, 집 앞에서 4시간을 기다리고 쫓아오는 등 스토킹을 당했다고 밝혔다. 당시의 스토커가 이사한 집 주소까지 알아내 현재까지 3년 동안 스토킹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릴카는 29일 영상에서 "집에 있기 싫어서 며칠간 친구 집을 전전했다"며 "내가 내 집에서 편하게 못 쉬는 게 얼마나 끔찍한지"라고 밝혔다. 또 스토커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출 또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어디를 가든 계속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하게 된다는 것. 그는 "죽고 싶지 않아서 조심하면서 다니고, 절대 맞닥뜨리거나 혼자 죽을 상황을 안 만들고 있다"며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유튜브 시청자들을 향해 스토킹 범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방송 중 "릴카님이 세게 나가야 스토킹이 안 온다"는 한 시청자의 반응에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스토킹 범죄가 피해자가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아 발생한다는 등의 피해자를 탓하는 분위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에서 누가 스토킹당한다고 하면 좀 심각하게 봐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즉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에 대한 보호 절차 등을 규정한 법률로 1999년 처음 발의된 뒤 무려 22년 만에 통과됐다.
법률에서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동거인, 가족에 대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 직장, 학교 등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혹은 그 부근에 물건을 두는 행위를 하며 상대방에게 불안감,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 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