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 조짐을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도 중증화 예방에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지원분과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 교수는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기존 백신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는 질문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돌파감염과 같은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떨어질 수 있어도 중증예방효과는 특히 중화항체보다 체세포 면역이 주로 작용하는데, 체세포 면역은 변이에 (효과가) 떨어지는 정도가 덜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중증예방효과는 상당 기간 오래 유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백신을 우선 잘 맞는 것도 오미크론에 대한 대비책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백신이 새로운 변이에 돌파감염이 될 수 있어도 중증예방효과와 관련된 체세포 면역은 변이가 발생해도 취약해지는 정도가 덜하므로 여전히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실험실에서 중화항체 능력이 정말 떨어지는지 연구가 진행 중이라 빠르면 일주일 이내 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실제 감염자 중에서 돌파감염 사례를 통한 역학데이터는 짧으면 2, 3주 길게는 한두 달 정도에 나와야 실제 상황에서 백신효과 감소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일 안에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화이자의 발표에 대해서는 "mRNA 백신은 유전자로만 구성된 백신이라 변이된 유전자 배열 부분만 수정해주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1년 이상 걸리던 것을 크게 단축한 점이 의미가 있다"면서도 "백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지금까지 우리가 써 왔던 유입차단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을 두고서는 "어느 정도인지는 환자들의 전파 상황들이 많이 확인이 안 됐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현상을 볼 수 있는 게 남아공 한 주에서 델타변이가 100% 유행하고 있었는데 3, 4주 사이에 확인된 환자 중에서 거의 75% 이상이 이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되고 있어서 델타변이보다는 어쨌든 전파력이 강하든 백신효과를 떨어뜨리든지 간에 전파의 양상 자체는 강할 수 있다고 추정되는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 수준에 대해서도 "젊은 층에서의 감염이기 때문에 중증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워서 대규모 환자 발생에 대한 역학데이터가 나와야 정말 중증으로의 진행률이 델타나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서 강한지 아닌지 알 수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데이터가 부족해 중증 정도에 대해서 예단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PCR 검사의 경우 바이러스의 일부 스파이크 단백 변형만 확인하면 되므로 오미크론 변이를 잡아낼 수 있는 PCR 검사 키트 개발 자체는 어렵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기로 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병실 부족 상황에 대해서는 "위원회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고서는 유행 상황을 꺾기 어렵다(는 의견)"라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비상 계획을 바로 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에 대해 이견이 있었지만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 특히 사적모임의 숫자나 사적모임 내 미접종자 숫자는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의견을 냈는데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요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방역패스 강화에 대해서는 "방역패스 강화 측면에서 식당과 카페까지 포함하면 사적모임 제한과 미접종자 숫자를 줄이는 것에 영향을 주는데, 논의되고 있었던 건 18세 미만의 방역패스를 면제하지 않겠다, 이런 내용 정도만 포함돼 있다"며 "현재 주로 60세 이상이 감염되고, 이들이 대부분 중증으로 진행되고 있어, 방역패스 강화만으로 60세에 대한 예방조치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