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이 '모가디슈'로 '2021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고로 완성됐다는 벅찬 소감이 전해졌다.
26일 제42회 청룡영화상이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김혜수와 유연석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감독상 수상을 위해 이정재 정우성이 나섰다. 정우성은 "8년 만에 함께 시상하게 됐다. 무대 뒤에서 나오기 전, (이정재와) 손이라도 잡고 나와야 할까 생각했다. 우리는 깐부니까"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재는 근황에 대해 "저희가 '태양은 없다' 이후 20년 만에 '헌트'로 함께 출연하게 됐다. 얼마 전 촬영을 잘 끝냈다.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면서 "스태프와 배우들의 컨디션을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잘 맞춰드려야 했다"고 연출자로서의 느낀 바를 전했다.
감독상 후보로는 '모가디슈' 류승완, '낙원의 밤' 박훈정. '세자매' 이승원, '자산어보' 이준익, '승리호' 조성희가 이름을 올렸다. 이후 류승완 감독이 트로피를 안았다.
무대에 오른 류승완 감독은 "세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중에서 '모가디슈'는 더욱 특별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모로코까지 왔던 수많은 배우들이 제게 확신을 줬다. 험난한 과정을 같이 가졌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스태프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아내인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를 언급한 고 "제가 못살게 굴어도 언제나 이해해준다. 항상 제 엉덩이를 걷어차며 정신차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들뜬 순간도 있었다. 제 경력에 위기가 온 순간도 있었다. 묵묵히 버티니 이런 자리까지 오게 됐다. 지금도 답답해서 어둠 속에서 고생하는 영화인들, 조금만 더 버텨라"면서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로나19 시국 속 개봉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 큰 고민을 가졌다는 류승완 감독은 "여전히 극장에서 관람해준 관객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제 영화를 지지해주는 관객들이 저의 동지다. 영화 동지와 이 상을 나누고 싶다. 또 연출부 막내 시절부터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후배들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주고 떠나신 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님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이 출연했다. 올해 개봉작 중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한편 올해 청룡영화상은 지난 2020년 10월 30일부터 2021년 10월 14일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총 18개 부문을 시상했다. 지난 1년간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은 17편의 한국 영화, 10명의 감독, 30명의 배우가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