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크게 유행…폐렴으로 오인하기 쉬운 '간질성 폐 질환'

입력
2021.11.27 08:30
마른기침 방치하면 폐섬유화로 악화돼

최근 독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독감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폐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폐렴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ㆍ가래다.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이 계속되면 단순 폐렴이 아닌 ‘간질성 폐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간질은 폐에서 산소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 벽을 구성하는 조직이다. 이 부위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폐 형태가 변형되고 딱딱해져 폐섬유화 등의 이상 증상이 발생한다. 간질성 폐 질환은 간질 손상으로 생기는 200가지 이상 다양한 질병을 포괄하는 질병군을 의미한다.

간질성 폐 질환은 발생 원인에 따라 △규산‧석면 등 분진에 노출돼 생기는 직업적ᆞ환경적 유형 △약물‧방사선 등 의료 행위에 따른 부작용으로 생기는 의인성 유형 △류마티스 관절염‧쇼그렌증후군 등 질환으로 발생하는 결체 조직 질환 유형 △발생 원인이 불명확한 특발성 유형(특발성 폐섬유증) 등 모두 4가지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특발성 유형에 해당하는 특발성 폐섬유증이 가장 대표적이다. 특발성 간질성 폐 질환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40%, 10년 생존율은 15%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쁘다.

간질성 폐 질환 증상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숨차는 듯한 호흡곤란과 마른 기침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많이 걸을 때, 아침에 일어나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숨이 차는 증세를 보인다. 증상이 폐렴과 비슷해 간질성 폐 질환을 폐렴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폐렴은 염증이 폐포 내에서 발생하고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한다. 반면 간질성 폐 질환은 염증이 폐포 벽에서 발생한다.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이나 색이 투명한 점액성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한다. 또 폐렴은 항생제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간질성 폐 질환은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를 사용한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간질성 폐 질환은 섬유화 진행 전에 조기 진단해 치료받으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마른기침 등 간질성 폐 질환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KL-6 검사를 통해 간질성 폐 질환을 확인하고, 전문의와 치료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