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충전소, 2030년까지 전국 660개 만든다

입력
2021.11.26 17:30
전문가들은 여전히 그린수소 회의론 
정부는 "우선 인프라부터 구축해둬야"

2050탄소중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부가 2025년까지 전국 226개 시·군·구에 수소충전소를 1개 이상씩 설치하기로 했다. 주요 도시의 경우 2030년부터 20분 거리 마다 수소충전소를 만날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2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4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년간의 수소충전소 배치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제시한 '수소선도국가 비전' 실현과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달성의 핵심인 청정수소 경제 확산 및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2040년까지 주요 도시, 거점에 수소충전소 1200개 짓는다

우선 2025년까지 전국 226개 시·군·구에 원칙적으로 1개 이상씩 모두 450개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131개로 연말까지 180개까지 늘린다.

2025년 이후 수소차 보급이 본격화되면 이때부터는 민간 주도로 수소충전소를 늘려 2030년까지 660개를 설치한다. 이렇게 하면 주요 도시에서는 20분 거리마다 수소충전소가 들어서게 된다. 2040년까지는 두 배 수준인 1,200개의 수소충전소가 설치되도록 한다. 이때는 15분 거리 간격으로 수소충전소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주요 도시라 함은 수소자동차가 6,000대 이상 등록된 수도권을 비롯, 부산 대구 같은 광역시를 말한다. 또 고속도로나 물류거점 등도 수소충전소를 확충하는 주요 지점들이다. 주유소‧LPG충전소 등 기존 인프라를 충분히 재활용하고, 버스‧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을 위한 수소복합충전소 등도 늘려나간다.


정부의 속도전에... 전문가 "기술발전을 좀 더 지켜봐야"

수소충전소 초기 설치 비용은 정부가 지원한다. 내년 예산에 1,970억 원이 반영돼 있는데 이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설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밋빛 꿈이라 아직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도 너무 많고, 부생수소를 쓰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탄소중립과도 거리가 멀다"며 "자칫 잘못하면 돈만 낭비할 수 있으니 기술발전 상황에 맞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마냥 그린수소만 기다릴 순 없다"

부생수소란 석유화학이나 철강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소를 말한다. 수소가 진짜 친환경이 되려면 부생수소를 써선 안 된다. 부생수소는 1톤당 약 1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만드는 그린수소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기술발전만을 무턱대고 기다릴 수는 없다"며 "이미 수소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인프라를 빨리 깔아야 규모의 경제, 수소 모빌리티 생태 구축 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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