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비서실장을 24일 소환했다. 더불어 대장동 대출을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조모씨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 나갔다. '성남시 윗선 개입 의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검 중수부 부실 수사 의혹' 관련 인물들을 동시에 불러내면서, 검찰 수사는 여야 대선후보를 동시에 겨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성남시장 비서실장이었던 임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임씨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2014년 7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며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된 2014년 이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팀’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사이에 본격적으로 사업 특혜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 주목, 임씨를 상대로 성남도시공사와 성남시가 주고받은 사업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대장동) 개발계획 변경 입안 보고' 등 사업과 관련한 문건에 직접 결재자는 아니지만, 협조자로 서명 날인하는 등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잘 아는 인물로 꼽혀 왔다.
검찰은 특히 임씨를 상대로 황무성 전 성남도시공사 사장의 사퇴 압박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2015년 2월 유한기 전 성남도시공사 개발본부장에게 사표 제출 압박을 받고, 그로부터 한 달 뒤 임기 1년 7개월을 남기고 사퇴했다. 황 전 사장은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언급하는 등 윗선의 존재를 주장해 왔다.
검찰은 지난 18일 불러 조사했던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조씨도 이날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대출이 진행되는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조씨는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인척이자 대장동팀 일원인 정영학 회계사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그는 2009년 초기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씨세븐 전 대표 이강길씨에게 1,155억 원의 대출을 받도록 알선한 대가로 10억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2년 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실 수사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중수부는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조씨와 그의 가족 등의 계좌를 전방위로 추적하고, 이강길씨로부터 “10억3,000만 원의 수수료를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조씨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이때 조씨를 변호한 인물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였고,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후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를 두고 윤 후보가 박 전 특검의 부탁을 받고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