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현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내년 3월까지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추가 사망자가 70만 명가량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를 포함한 53개 국에서 내년 3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유럽 내 사망자가 70만 명가량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내년 3월까지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2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게 WHO 유럽사무소의 예상이다. 현재까지 이 지역 누적 사망자는 150만 명 수준이다.
WHO는 유럽 지역의 지난주 코로나19 사망자가 일일 4,200명가량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말 하루 2,100명에서 두 배 증가한 수치로, 현 시점에서 코로나19는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제1의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WHO는 또, “이 지역 53개 국 중 49곳에서는 지금부터 내년 3월 1일 사이에 중환자실이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매우 큰, 심지어 극단적 압박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고는 WHO가 기존에 내놓은 우려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한스 클루지 WHO 유럽 담당 국장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날 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코로나19의 진정한 ‘부활 위협’에 직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 궤적이 계속되면, 내년 2월까지 50만 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43개 국은 어느 시점엔 병상 부족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 WHO는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충분히 높지 않은 백신 접종률 △마스크 착용 및 물리적 거리두기 같은 제한 조치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클루지 국장은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고 우리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백신 플러스’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며 백신 접종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