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 만수르~' 웃을 일이 많아졌어요.
안녕하세요. 독자님. 12월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느낌이 드는 달이죠. 저는 제가 올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는 포털 사이트에 '토끼랑 산다'를 검색해 봤어요. 그동안 썼던 토끼 관련 글들이 가득했답니다. 그 다음으로는 '토끼'를 찾아봤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라는 문장이 잔뜩 나오더라고요. 여러분들에게도 익숙한 표현이죠? 원하던 두 가지를 전부 얻었을 때 쓰는 표현이랍니다. 랄라, 햇살이와 지내면서 저도 이 표현처럼 살게 된 것 같아요. 일단 웃음이 많아졌답니다. 안 믿으실 수도 있지만 제가 인상을 자주 쓰고 다녔어요. 긍정적인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을 훨씬 많이 했답니다. 장점을 보기보다는 단점을 먼저 봤죠. 토끼들의 순수한 행동과 눈망울을 보면서 이런 점들을 고쳐나갔답니다. 무해한 인간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죠. 그래서 요즘은 지나가는 낙엽만 봐도 아름다운 점을 발견하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2. 서먹하던 가족, 토끼 덕분에 달라지다.
제가 동생에게 들었던 충격적인 말이 뭘까요? 대학교 2학년 때 동생과 처음으로 술을 먹었던 적이 있답니다. 취중에 동생이 "나는 누나랑 별로 친하지 않아"라고 말했답니다. 동생이랑 친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혼란에 빠지고 말았답니다. 랄라를 키우고 나서 이 관계가 변하기 시작했어요. 토끼의 귀여움에 빠진 동생이 연락을 해오면서죠. 랄라 사진도 보여주고 얼마나 귀여운 행동을 하는지 말해줬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사이가 돈독해지기 시작했어요. 엄마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전화 통화를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타지에서 생활한다는 이유로 자주 하지 않던 전화를 토끼 핑계 삼아 하기 시작했죠. 오늘은 토끼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면 엄마는 아이처럼 좋아하셨답니다. 그렇게 저희 가족은 토끼에게 서서히 스며들어 갔어요. 그리고 가족의 행복도 커졌답니다.
3. 토끼가 준 선물들
토끼와 함께 하면서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저에게 선물같이 찾아온 것들이 있어요. 토끼 에세이 출판과 좋아하던 잡지에 실린 글들이죠. 2014년부터 꾸준히 토끼에 대한 얘기를 써왔답니다. 토끼가 얼마나 귀여운 존재인지 알리고 싶어서였죠. 토끼에 대한 편견도 없애고 싶었고요. 똥싸개라는 별명을 사라지게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애정을 담아 쓴 글들은 책이 되어 세상에 등장했답니다. 이 책들을 내면서 토끼를 사랑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행복이 가득한 삶이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답니다. 제가 왜 토끼를 키우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얘기하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독자님들도 올 한해 어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는지 이번 주에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전 세계 이용자 수(1월 기준) 6억 8900만 명을 가지고 있어요. 숏폼이라고 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15초짜리 짧은 영상이 올라와 인기를 끌었죠. 짧은 길이 영상이기 때문에 시선을 사로잡아야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틱톡은 종종 동물 학대 논란에 시달려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8만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커가 논란에 휩싸였답니다. 살아있는 게들 사이에 강아지를 두고 반응을 보는 영상이었어요. 개는 겁에 질려 있었죠. 높은 곳에서 뛰게 하거나 인형 뽑기 기계에 넣어두기도 했어요.
학대 논란은 강아지에게만 있는 일이 아니랍니다. 틱톡에서 '토끼'를 찾아보면 학대로 추정되는 영상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답니다. 토끼를 일부러 최면에 걸리게 한 후 반응을 보기도 하고, 음료 컵에 주둥이를 밀어 넣어두기도 했죠. 영상 속 토끼들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어요. 그저 반려인들 행동에 몸을 맡길 뿐이죠. 영상 속 틱톡커들은 깔깔거리며 웃을 뿐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였어요.
틱톡은 여러 유해 콘텐츠를 제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올라오는 영상 수가 워낙 많고, 식별하기 어려운 혐오 콘텐츠는 모니터링이 어렵다고 하네요. 가장 좋은 예방은 학대 영상을 아예 올리지 않는 일이겠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요. 사람의 재미를 위해 토끼들이 '틱톡' 소품으로 쓰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전지적 햇살이 시점) 사료를 달라! 사료를 달라! 독자님들, 햇살이는 심술이 났어요. 할머니가 사료를 줄이기 시작했어요. 제가 귀엽다고 그동안 너무 많이 줬다고... 아니? 독자님들, 맛있는 사료를 갑자기 줄이면 저는 어떡하죠? 속상해서 이런 표정을 지었어요. 삐졌다는 뜻이죠. 할머니가 이제 제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주식인 건초를 많이 먹어야 건강한 햇살이가 될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섭섭한 이 마음을 숨길 수가 없네요.
▶ 사랑둥이 '루몽'
행복한 옥상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루몽이네를 소개합니다. 루비와 자몽이는 지난해 1월 가족을 만났어요. 아기 토끼들은 폭풍 성장해서 성토가 되었답니다. 옥상에서 살고 있는 루비와 자몽이는 흙밭에서 구르기도 하고 옥상에 있는 식물들을 친구 삼아 놀기도 해요. 사랑을 듬뿍 주는 가족이 있어 맛있는 간식도 실컷 먹는답니다. 방에서 지내는 토끼들은 많은데 옥상에 제대로 된 집을 갖추고 사는 토끼는 보기 어렵답니다. 반려인의 애정이 곳곳에 느껴지는데요. 루몽이의 일상이 궁금하시다면 루몽이네 SNS 계정을 놓치지 마세요. (루몽이네 놀러가기 https://instagram.com/rubi_n_zamong)
▶ 가족을 만난 유기견 '몰리'
지난달 가족을 만난 몰리를 소개합니다. 몰리는 한 유기 동물 보호소에 있던 강아지랍니다. 어미 견과 함께 보호소에 있었어요. 아기 강아지 몰리는 겁이 정말 많은 강아지였다고 해요. 하얀 털이 매력적인 강아지인데요. 고양이 장난감도 좋아하고 산책도 좋아하는 강아지로 성장하고 있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 보호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라는 말이 당연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죠. 몰리네도 그 모범 사례랍니다. (몰리네 놀러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vllIcbAvclc)
▶ 햇살이가 가족을 찾아요.
토끼 햇살이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기 고양이 햇살이를 소개합니다. 사진 속 귀여운 발 좀 봐주세요. 고양이 집사들은 저 발을 솜뭉치 혹은 방망이라고 부른다고 하죠. 너무 귀여워서 한 번만 만지고 싶어요. 햇살아, 허락해 주겠니? 햇살이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기 고양이라고 해요. 활동가들 어깨 위에 올라가서 꾹꾹이 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네요. '내 어깨 위의 고양이 밥'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공고 보러가기 https://www.instagram.com/animal_kara/p/CXIrak8rHvp/?utm_medium=copy_link)
※토끼 반려 상식을 전하는 '토끼 TMI', 전 세계 토끼 뉴스를 분석하는 '토'pick', 햇살이의 일기 '이번 주 햇살이는요', 유기 동물 홍보&동물 친구들을 소개하는 '랜선 친구들' 코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는 2021년 12월 9일 발송됐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토끼랑 산다' 뉴스레터를 메일로 받아보기 원하시면 한국일보에서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