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가까이 급감했던 해외 여객 수요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접어들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협약 체결 국가를 중심으로 여객 증가세가 나타난 데다, 항공업계도 주요 휴양지 노선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23일부터 괌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03년 3월 수익성이 저조하단 이유로 운항을 중단한 지 18년 만이다. 오경수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장은 "위드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운항 재개를 결정했다"며 "전반적인 해외여행 수요에 따라 앞으로도 운항 노선 및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괌 노선에 188석 규모의 최신 A312NEO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출국편은 인천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해 괌에 오후 2시25분에 도착하고, 입국편은 괌 현지시간 오후 4시에 출발해 인천에 오후 7시3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운항은 주 2회(목·일요일)다.
괌 입국 시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영문 증명서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야 하고, 별도의 추가 검사와 격리 없이 바로 입국할 수 있다. 지난 6월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사이판은 5일간 지정호텔에서 격리해야 했고 단체 관광 위주로 판매됐지만, 괌은 격리가 면제되고 개별 여행객에게도 항공권이 판매되고 있다.
또 여행 후 한국으로 귀국하기 72시간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하며, 비용은 괌 관광청에서 부담한다.
한편,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인 사이판, 싱가포르를 비롯해 무격리 국가인 괌, 태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도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공항에서 사이판으로 출국한 여행객은 3,952명으로 9월 1,477명에 비해 2.5배 이상 늘었다.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기 전인 5월(317명)과 비교해선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달 15일부터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 싱가포르를 찾는 여행객 수는 이미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9월 5,200명에서 지난달엔 7,101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각 항공사에서도 오랫동안 비행기를 띄우지 않던 여행 노선 재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어서울은 다음 달 23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재개한다. 연말까지는 주 2회, 내년부터는 주 4회 운항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운항을 중단한 지 700일 만이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22일부터 내년 3월 26일까지 인천~방콕 노선에 주 4회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한다. 운항 중단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호주 시드니와 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선을 운영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국제 여객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며 "무격리 국가가 늘어날수록 여객 수요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