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후보로 선출된 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원톱' 선대위 체제는 굳어졌고, 남은 건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 여부다.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김병준-김한길'의 '삼각공조'를 그리고 있지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이름만 내건다고 되냐"며 두 사람의 영입을 탐탁지 않게 여기며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윤 후보의 구상대로 갈 것이란 예상과 함께 '3김(金) 체제'란 표현까지 등장한 상황.
그러자 선대위 총괄본부장급으로 거론되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그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펄쩍 뛰며, "(세 사람이) 동급은 아니다"고 황급히 서열 정리에 나섰다.
권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타이틀상으로 보더라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이고, 김한길 전 대표는 국민통합 부분,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상임선대위원장 또는 미래전략 부분 아니겠느냐"며 선대위 내부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두 사람의 위치를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조직과 직책에 관한 기본 설명이지만, 두 사람의 영입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심기를 달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권 의원은 김병준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선 "논의에 참여한 내부자는 아니지만, 그런 분들은 참여를 시키는 게 옳다고 보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할 거라 본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김한길 민주당 전 대표의 국민의힘 선대위 참여를 두고, 민주당 쪽에서 "정치적 배신자"(윤건영 의원)라고 평가절하한 데 대해선 "민주당 입장에선 배신이라고 보고 싶겠지만, 민주당 대표까지 지냈던 분이 보수 정당에 합류하려 할 때는 그 당에도 틀림없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에 대해 "털건 털고 가야 된다"고 했던 권 의원은 이날도 김씨 관련 허위 이력 기재 의혹 관련 대응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해명을 하든 반박을 하든 윤 후보 측에서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것.
진행자가 "차라리 반박을 하든지, 전혀 이야기가 없으니까 국민 입장에서 답답하다"고 지적하자 그 역시 "글쎄 말입니다. 저도 그렇게 얘기했다"며 캠프 대응이 미진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털고 간다는 원칙하에서 이쪽에서 반박할 내용이 있다면 이제부터 반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권 의원은 김씨와 관련된 또 다른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사건에 대해서는 "관제 리스크가 있다"며 대선 기간 수사가 진행되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여권 주도로 억지로 만들어낸 의혹이라는 불만이다.
권 의원은 "옛날에 조사가 한 번 이뤄져서 캐비닛에 들어가 있던 사건을 갑자기 윤 후보가 정치한다고 하니 누가 고발해 다시 끄집어낸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부인이 아니라 후보 본인이라도 법이 정한 대로 책임져야 한다"며 "다만 사실로 밝혀지기까지 굉장히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란 게 문제"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