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아쉽게 패한 홍준표 의원이 선거대책위원회 등 국민의힘 '원팀' 구성을 위해 언제 마음을 돌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홍 의원이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불행"이라며 대놓고 쓴소리를 했지만, 2030지지층이 얕은 윤 후보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거란 큰 그림에 꾸준히 구애를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홍 의원의 서울 송파구 잠실의 집까지 찾아가 회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이 대표가 홍 의원님 댁으로 직접 찾아가서 만나셨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님이 서로 대화를 나눴을 때 '정권 교체에 밀알이 되겠다'고 하셨으니 그 약속 지키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허 의원은 언제 어떻게 두 사람이 회동했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허 의원은 홍 의원이 윤 후보를 향해 '1일 1공격'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모든 게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면서도 "갑자기 변화하시기에 앙금을 털어내는 시간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전화도 받지 않고 계시다고 하는데, 윤 후보도 홍 의원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기다리시겠다고 말씀하시더라"며 "분명히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히셨으니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홍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 후보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홍 의원은 제 전화를 아직 안 받으시더라"며 "조금 더 쉬겠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홍 의원은 윤 후보 선대위 합류에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두 힘 합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저는 지난 경선 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은 다했다고 거듭 말씀드린다"며 국민의힘에 선을 그었다.
이후 홍 의원은 '청년의 꿈' 플랫폼을 만들어 젊은층과 소통하는 등 독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윤 후보를 향해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의 꿈'에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 "윤 후보가 각종 비리 의혹 때문에 마이크 잡을 명분이 없다는 것" 등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각종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홍 의원에 서운한 마음을 전했다. 이 대표는 18일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홍 의원도 보수 진영에서 보수층 지지자를 기반으로 정치하는 분"이라며 "홍 의원의 그런 입장이 너무 길어지게 되면 보수층 지지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17일 CBS라디오에선 "홍 의원이 경선에서 치열하게 다퉜기 때문에 마음을 추스르는 기간이 필요해 사람들이 양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중에까지 그런 표현을 지속하면 좀 곤란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홍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 것에 '이준석 책임론'까지 나온다는 해석에 "제가 2030에게만 소구하는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정 세대를 위해 뛰는 것은 해오지 않았다"면서도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YTN라디오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