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30명에 육박했고, 위중증 환자도 500명대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이 위중증·치명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손을 벌렸지만 이들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병상 확보는 물론, 전담 의료진 확보와 기존 중환자의 전원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서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92명 발생했다. 지난 9월 25일 3,270명보다 많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다치다. 사망자 수는 29명이었다. 3차 대유행 당시인 지난 1월 8일 35명이 최다치였다. 위중증 환자도 506명으로 전날(522명)에 이어 500명대를 지속했다.
당장 중환자 병상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5일 행정명령을 통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에 준중환자 병상 400개를 더 만들라고 했다. 지난 16일엔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이 수도권 22개 상급종합병원장들과 영상회의를 통해 다시 한번 병상 확보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병원들 움직임은 여전히 뜨뜻미지근하다. 결국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이들 병원장들을 정부청사에 소집, 회의를 열기로 했다.
상급 대형병원들도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라는 게 만들자 해서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서다.
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실은 음압시설, 인공호흡기, 가래흡입기 등으로 공간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한 데다, 기존 중환자를 내보내려면 똑같은 상급종합병원에 보내야 하는데 그 병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중환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병상 확보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담 의료인력도 문제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제기하니까 방역당국은 군의관 등을 내놓겠다 하지만, 대다수가 감염병 환자를 돌볼 전공이 아닌 데다 전공의 신분이어서 중환자를 돌본 경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외부 간호사 지원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중환자에는 더 많은 의료진이 들어가야 하는데 외부 지원 인력은 병원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부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요구대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내놓는다 해도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위드 코로나로 인해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규모가 더 불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내내 "정부가 나서서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감염병전담병원이나 시설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어렵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늘려도 감염병 관련 전문의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협진에도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감염병전담병원이나 시설을 빨리 많이 만드는 게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