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30억 로비’ 의혹을 받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폰 디지털포렌식을 완료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 경무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최 전 의장의 경기 광주시 자택과 화천대유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최 전 의장은 현재 화천대유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 전 의장은 2013년 2월 대장동 개발의 시발점이 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는 데 앞장섰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거액의 성과급을 받기로 약속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 전 의장 휴대폰도 압수했으며,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성과급 지급 내역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의장 30억 원 전달’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최 전 의장이 2010년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사업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은 다만 “돈을 모두 반환했다”는 최 전 의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은 이날 대장동 사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본부장의 휴대폰 디지털포렌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9월 29일 검찰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을 자택 창 밖으로 던지기 직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부실장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휴대폰 통화기록은 물론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 내용까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램 비밀번호는 최근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뒤늦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내용 분석 후 검찰과 자료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