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만든 ‘미니 콩팥’으로 '파브리 콩팥병' 치료제 개발

입력
2021.11.16 21:00
김용균 성빈센트병원 교수팀, iPS로 ‘신장 오가노이드’ 분화

‘미니 콩팥’을 이용해 난치성 유전 질환인 파브리 콩팥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김용균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교수팀(가톨릭의대 세포사멸질환 연구센터, 알젠오가노 바이오테크놀로지)은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로 만든 미니 콩팥인 ‘신장 오가노이드’로 파브리 콩팥병을 모사(模寫ㆍcopy)해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했다.

신장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실제 인간 콩팥 세포들로 이뤄져 있다. 인간 콩팥과 구조ㆍ기능이 매우 유사한 3차원 세포 구조체다.

파브리 콩팥병은 우리 몸에 갈락토시데이즈-알파(galactosidase alpha)라는 특정 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희소 유전 질환인 파브리병(Fabry disease)이 콩팥에 침범하는 질환이다.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 치료 또는 콩팥 이식이 필요한 병이다.

파브리병 치료는 현재 α-Gal A 효소를 주입하는 ‘효소 대체 치료’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치료법으로는 파브리 콩팥병 진행을 막지 못해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그동안 파브리 콩팥병을 모사할 적절한 실험 모델이 없었다는 점에서 치료법 개발에 난항을 겪어왔다.

김용균 교수팀은 인간 유도 만능줄기세포에서 CR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파브리병 원인 유전자인 갈락토시데이즈-알파 돌연변이를 유도하고, 이를 신장 오가노이드로 분화해 실제 인간의 파브리병과 같은 병리학적인 병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전사체 분석을 통해 글루타티온 대사 이상이 파브리 콩팥병의 발병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어 글루타티온 치료를 통해 파브리 콩팥병이 호전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김용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치성 유전병인 파브리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신장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난치성 콩팥병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Experimental&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