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브랜드의 스테디셀링 세단, ES을 새롭게 다듬으며 ‘특별한 사양’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그 동안 보편타당함, 혹은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프리미엄 세단으로 탄탄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ES가 아닌 ‘역동성’을 통해 보다 젊은 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다듬은 존재, ‘렉서스 ES 300h F 스포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새로운 가능성, 그리고 새로운 경쟁력을 제시하는 프리미엄 세단, ‘렉서스 ES 300h F 스포츠 시승기’를 평가하기 위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세대이며 그 누구보다도 ‘차량에 대한 경험’이 많은 특별한 손님을 맞이했다.
2021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무대를 질주하는 프로카레이서, 김학겸은 렉서스 ES 300h F 스포츠를 어떻게 평가할까?
2021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금호 GT1 레이서, 김학겸
이번의 렉서스 ES 300h F 스포츠의 시승에 나선 특별한 손님은 바로 국내 최고의 모터스포츠 대회, 2021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금호 GT1 클래스에서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매 경기 치열한 경쟁을 소화중인 ‘김학겸(마이더스 레이싱)’이다.
김학겸은 1994년생의 ‘젊은 드라이버’일 뿐 아니라 르노삼성 레이싱 팀을 거쳐 마이더스 레이싱을 이끄는 김영관 감독의 아들이자 ‘신진 카레이서’ 세대를 이끌고 있는 김종겸(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 삼성화재 6000 클래스)’의 동생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카트를 비롯해 포뮬러 르노 아시아 및 국내외 다양한 모터스포츠 카테고리의 레이서 경력은 물론이고 국내의 주요 브랜드들의 인스트럭터로 수 많은 차량들을 경험해왔던 만큼 이번 시승에 가장 어울리는 인사일 것이다.
더욱 날카롭게 변화된 렉서스의 아이콘
해외에서 펼쳐지고 있는 토요타 및 렉서스의 모터스포츠 활동이 익숙한 이들에게는 ‘렉서스의 아이콘’이라 한다면 으레 LC, 혹은 RC 등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렉서스는 말 그대로 ‘완성도 높고 합리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평가되고 있어 ES나 LS 등이 대표적인 차량이라 인식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렉서스 ES는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렉서스의 이미지와 가장 가까운 차량인 것 같다.
고급스러운 느낌도 있고, 쾌적한 여유를 제시하고 합리적이면서도 모든 요소들이 잘 갖춰진 차량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ES는 점점 날카롭고 대담한 모습으로 이목을 끄는 것 같다.
아마 후륜구동, 그리고 대담한 드라이빙을 제시했던 세단, GS가 사라지며 그 자리를 채우려는 듯한 느낌도 있고, 더불어 최근 렉서스가 제시하는 디자인 기조를 잘 보여주는 ‘변화’라 생각되는 것도 사실이다. 배경이 무엇이든 분명 대담하고 날렵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오늘의 주인공, 렉서스 ES 300h F 스포츠는 멀리서 보았을 때, 그리고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에도 일반적인 렉서스 ES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다크 크롬, 독특한 디테일, 그리고 휠 등 다채로운 부분에서 시선을 끌기 충분한 모습이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RC F, 혹은 이전의 IS F 등에서나 볼 수 있을 대담함이다. 전통적인 ES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모습이고, 반대로 ES를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시선을 끌 포인트’로 느껴질 것 같다.
강렬한 F 스포츠의 디테일, 그리고 전륜구동 레이아웃의 쾌적함
외형에서 강렬한 매력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내 공간에서도 ‘강렬함’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실 실내 공간을 살펴 보기도 전, 틴팅이 되지 않은 창문을 통해 ‘붉은색 가죽’이 가득 담겨 있는 걸 확인했고, 도어를 연 후에는 그 ‘정도’가 생각한 것 이상이라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탈 피니시의 소재, 스티치, 그리고 LFA를 떠올리게 하는 싱글 클러스터 역시 만족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각종 버튼이나 다이얼에도 신경을 쓴 것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은 물론 각종 소재의 섬세한 연출, 그리고 조작감 등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격을 높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감이 높은 부분이 바로 1열 공간이다.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또 역동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 소재나 디자인 등에서 제대로 다듬어진 스포츠 버킷 시트로 운전자에게 쾌적한 착좌감을 제시한다.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물론 드라이빙 포지션까지 최적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공해 ‘드라이빙에 대한 방해 요소’를 확실히 차단하는 모습이다. 이 부분이야 말로 렉서스의 모터스포츠 경험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며 몇몇 브랜드들이 ‘꼭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차량의 체격이 넉넉하며 휠베이스도 넓은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실제 2열 공간의 경우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국산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G80과 비교를 하더라도 확실히 넓은 공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구동방식이나 차이고 있고, 2열 탑승자를 위한 기능은 다소 제한적이지만 패밀리 세단, 그리고 그 이상의 역할도 수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적재 공간이 갖춰져 있다.
보다 젊은 세대를 마주할 수 있는 렉서스
시각적인 부분, 그리고 시트 및 각종 디테일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던 만큼 ES 300h F 스포츠와의 실제 주행이 무척 기대되었다. 시승 이전, 시승 차량을 확인하고는 내심 ‘하이브리드 세단이 역동적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기 때문에 호기심을 갖고 주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참고로 ES 300h F 스포츠는 F 스포츠를 구성하는 각종 요소들을 통해 스포티하고 강렬한 감성을 제시하는 건 사실이지만 하이브리드 세단인 만큼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지 않다면 ‘아이들링’의 소음이나 진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당기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전기모터가 먼저 주행을 이끌고, 이어서 가솔린 엔진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걸 느낄 수 있다.
이전의 ES는 가솔린 엔진이 개입할 무렵 자잘한 ‘이질감’이 도드라졌는데 이제는 너무나 매끄럽게 이어지는 걸 느낄 수 있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F 스포츠일 뿐 파워트레인이 달라지지 않은 만큼 ‘강렬한 운동 성능’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래도 합산 출력 218마력의 출력이 대다수의 주행을 수행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출력이고 ‘전기 모터가 개입하지 않을 고속 영역’에도 2.5L 다이내믹 포스 엔진이 178마력의 힘으로 나름의 제 몫을 다한다. 법이 허용하는 내에서 주행을 이어간다면 결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준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e-CVT는 확실히 밋밋하다는 점이다. 변속 질감, 변속의 적극성이 도드라지지 않기 때문에 ‘밋밋하다’라는 느낌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스포츠 변속 모드, 수동 변속이 있지만 드라마틱한 차이를 제시하진 않는다. 그래도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결코 문제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ES 300h F 스포츠의 즐거움은 ‘엔진’ 그리고 변속기에서 피어나는 게 아니었다. 실제 ES 300h F 스포츠는 주행 전반에 걸쳐 기존의 ES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제시하고, ‘ES가 이렇게 탄탄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브랜드의 설명에 따르면 ES 300h F 스포츠는 일반적인 ES와 달리 전용의 19인치 휠, 타이어와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 등이 더해졌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더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분명 주행 내내 선명히 느껴진다. 실제 조향에 대한 차체의 반응이나 전체적인 ‘일체감’이 개선되고, 또 노면에 대한 정보 전달이 조금 더 명확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덕분에 조금 더 주행에 집중하고 더욱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스포츠 모드 및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정말 LFA에서 보았던 싱글 클러스터가 붉게 빛나며 변속 타이밍을 제시하고, 출력의 정도를 표현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의 매력을 한껏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물론 대대적인 조율, 하드웨어의 변화가 더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절대적인 한계는 조금 아쉬울지 몰라도 ‘주행의 즐거움’을 누리기엔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대신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SS+)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기능, 그리고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등의 편의성이 더해져 ‘훌륭한 균형감’을 이뤄냈다.
그리고 효율성도 빼놓을 수 없다. 공인 복합 연비 수치 자체도 우수하며 실 연비 역시 탁월하다.
보다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 ‘새로운 ES’
렉서스 ES 300h F 스포츠는 ‘보편타당한 매력’, 그리고 합리적 가치를 제시했던 기존의 ES와는 사뭇 다른 존재다.
물론 F 스포츠 트림의 추가로 포트폴리오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보다 젊은 세대, 그리고 보다 진취적인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그리고 더욱 큰 설득력을 품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렉서스 코리아, 김학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