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질서의 복원으로 더욱 단단한 경제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요소수 품귀 대란뿐 아니라 반도체 등 핵심 물자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다자무역 체제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 모두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한 코로나19 회복'을 주제로 화상으로 진행된 APEC 정상회의에서 "빠른 코로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 역시 다자주의와 호혜적 협력에 기반한 자유무역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21개 APEC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아·태지역의 포용적인 회복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3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다자통상체제 강화를 강조하면서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가장 많이 체결한 나라 중 하나이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비준을 앞두고 있다"며 "APEC의 경제통합을 위해서도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지털 무역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디지털 경제 시대를 함께 열어나갈 것을 제안한다"며 △디지털 통상 규범 △전자상거래 소비자 권익 △개인정보 보호 등을 협력 분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또 "인력 교류와 물품의 이동이 원활해지면 더 나은 일상 회복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접종 상호 인증'을 비롯한 각국의 노력을 환영하며 구체적인 공동의 기준을 마련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조정, 국제메탄서약 가입, 기후재원 마련 등 한국의 기후대응 노력을 소개하면서 "그린뉴딜 ODA 확대 등 녹색회복과 저탄소 실현을 위한 협력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로 더 많이 타격받은 국가와 계층이 있다. 회복의 격차를 줄여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포용적 회복을 강조했다.
APEC 정상들은 회의를 통해 '푸트라자야 비전 2040'에 대한 이행 계획을 확정했다.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은 지난해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것으로 APEC의 청사진이 담겨 있다. 이행 계획에는 △무역·투자 △디지털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등을 중심으로 협력하겠다는 각국의 의지가 담겼다.